씨티도 메릴린치의 뒤를 따를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7.30 13:20
메릴린치 다음가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보유한 씨티그룹, UBS 등이 메릴린치의 뒤를 따를 지 전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CDO 매각 등을 통해 얼마나 많은 상각과 유상증자(자본확충)를 발표할 지 그리고 시장의 반응은 어떨 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메릴린치는 28일(현지시간) 306억달러하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67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입자는 론스타 펀드. 액면가의 22%라는 예상밖 가격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메릴린치는 CDO 매각 등에 따라 3분기중 57억달러의 상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85억달러를 조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증자에 참여하면서 메릴린치의 든든한 전주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고, 메릴린치 주가도 상승했다.

이날 종가는 7.9% 오른 26.25달러로, 같은날 한국투자공사(KIC)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가격 27.5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투자자들은 이번 증자로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존 테인 메릴린치 CEO의 자평을 지지했다.

씨티와 UBS의 사정은 어떤가. 영국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씨티가 보유한 CDO는 227억달러로 추정됐다. 윌리엄 타노나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메릴린치의 매각 사례대로라면 씨티가 162억달러의 상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앞서 CDO의 가치를 장부의 61%로 반영하고 있다고 제시한 상태다. 메릴린치가 1달러당 22센트에 매각한 것과 달리 씨티는 61센트로 평가한 것. 상당한 차이다.


이에대해 씨티그룹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씨티에 정통한 관계자는 "씨티가 보유한 CDO의 대부분은 2005년 이전 물건이다. 주택시장 위기가 오기 훨씬 이전"이라며 "씨티는 자신들이 평가한 수준에서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실제 메릴린치의 경우 이번 증자 발표가 있기 불과 2주전 테인 CEO가 직접 "더이상의 자금조달은 없다"고 말하기도했다. 마이크 마요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메릴린치의 증자로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마요는 씨티그룹이 3분기 80억달러 추가상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CDO에서 70억달러, 모노라인 투자 관련 부문에서 10억달러를 각각 상각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마요는 "씨티그룹의 추가 자본 확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는 이로써 3분기 주당 59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았다.

UBS는 3월말 기준 66억달러의 CDO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CDO 매각이 있을 경우 실적 악화와 증자가 불가피하겠지만 추가적인 손실 위험은 대거 줄어드는 양면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개그맨들에게 폭력·따돌림 당해"…'뜬금 은퇴→해외행' 천수정 폭로
  2. 2 1000도 화산재 기둥 '펑'…"지옥 같았다" 단풍놀이 갔다 주검으로[뉴스속오늘]
  3. 3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4. 4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5. 5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