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투신권 움츠린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08.07.30 11:11

경기둔화 뚜렷, 매수심리 약화… 신규자금 감소도 원인

하락장에서 방패막 역할을 해 온 투신권이 최근 잠잠하다. 추세전환까지는 아니지만 유가하락 등으로 주식시장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는 있지만 투신의 매수세는 오히려 둔화된 모습이 다. 투신권의 매수는 증시 방향을 상승으로 이끄는 중요한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다.

30일 코스피시장은 전일 미국 증시 급등과 함께 20포인트 이상 오르며 1600선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투신은 전일 3000 억원대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5일간 매매 현황을 살펴봐도 투신권의 순매수 폭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투신권이 매수한 금액은 1400억원가량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투신권의 매수세가 둔화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는데 따른 불안감을 꼽을 수 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하락장에서 투신이 매수로 응대할 수 있었던 것은 증시급락 원인을 미국 발 신용 위기에 따른 일시적 쇼크로 판단했기 때문 이었다"며 "그러나 경기둔화 모습이 점차 뚜렷해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커지자 투신권의 매수심리도 위축된 것 같다"고 판단했다.

김 본부장은 또 "시장이 급락하면서 일부 투신사가 환매를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자금 유입이 둔화된 점도 투신권을 움츠리게 하고 있다. 주식형펀드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지만 ETF(상장지수펀 드) 자금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금액은 9293억원 증가했지만 이중 실제 자금 유입은 2314억원에 그쳤다. 나머지 자금은 ETF로 몰린 것.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ETF착시 현상이라고 한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신규자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지만 ETF자금을 빼고 나면 그렇지도 않다"며 "기관이나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는 투신 입장 에선 신규자금 유입이 둔화되다보니 매수가 약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일부 종목교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포트폴리오 종목 교체 및 투자 비중을 조정하면서 매도 물량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회 복되는 것을 보면 반등시기라고 볼 수 있을 텐데 투신권의 매 수세가 둔화된 이유를 딱히 찾을 수가 없다"며 "다만, 일부 투신사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 매수둔화로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올 초 주식투자비중을 70%까지 낮췄으나 최근 1500선에서 90%까지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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