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와 품위 동시에 지닌 생활예술

박정수 현대미술경영연구소 소장 | 2008.08.13 16:30

[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 / 도자공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미술품은 그림이 아니라 도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가장 비싼 미술품으로 알려진 박수근의 ‘빨리터’가 45억2000만원이다. 하지만 1996년 크리스티경매에서 낙찰된 경기도 광주 분원리에서 제작된 조선시대 청화용문항아리 백자가 842만 달러로 가장 높은 가격과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고 있는가.

2005년 중국 원대 청화백자가 2768만 달러에 낙찰되기 전까지 세계 최고가의 도자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도자기 역시 우리의 것이다. 1994년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308만 달러에 낙찰된 조선초기의 청화백자 보상화당초문 접시가 바로 그것이다.
조선백자철화용문항아리, 17세기
청화백자 보상화당초문 접시,15세기

공예는 사용가치와 감상가치, 소장가치를 동시에 지닌 독특한 영역의 예술이다. 일상생활에서 분위기와 품위를 격상시킬 수 있는 사용가치는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산업사회의 부산물에 의해 습득된 가치이다.

막사발이 사기그릇으로 대치되는 1970년대를 지나 스테인레스와 플라스틱이 생활을 점유하였고 몇해 전 부터는 잘 깨지지 않는다는 외국계 그릇이 식탁을 점거하고 있다. 전통과 전승을 자랑하는 수많은 공예품에 대한 미적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어떤 상품을 사용하다가 그 가치가 존중되는 시점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할 때 보통사람들은 상품에 대한 구매의욕이 발생한다. 공예는 이미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만 상품으로서 소비자에게 구매의욕을 제공하지 못하는 소장가치와 재화가치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되지 않는 상품으로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도자는 우선적으로 사용함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관람용으로 구매하기 보다는 쓰기 위한 작품을 먼저 골라야 한다. 진열장 장식을 목적으로 한다면 값비싼 작품을 구매하면 되겠지만 자신의 감각에 맞는 작품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자공예는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의 명성보다는 작품의 질과 사용의 목적에 맞춰 구매하여야 한다. 소품의 경우에는 손톱으로 두드려보면 맑은 쇳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고온에서 소성되어 강도가 높고 질감이 좋은 작품이다. 흙으로 만들어 지는 용기는 토기(土器), 도기(陶器), 자기(姿器)로 나누어진다. 토기는 보통600~700도에서 소성되며, 도기는 점토를 1100도 정도에서 완성된다.

도자기라 하면 초벌의 700~900도를 거쳐 자기로 칭해지는 1250~1300도 정도에서 소성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분청사기는 흙(점토, 고령토 등)에 백토를 입혀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라 하는데 이를 줄여서 분청이라고 한다. 또한 사기그릇(沙器그릇)은 잔모래가 많이 섞인 흰 빛깔의 흙으로 백토(白土)를 주원료로 사용한 용기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도자기는 질 좋은 흙과 우수한 기능을 바탕으로 실생활을 위한 용기를 제작하였기 때문에 번잡한 기교와 장식이 적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그릇을 소성할 때 1000도 이상의 기술을 갖고 있었다. 일본에는 이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조선의 도자기에 열광하던 것만 보아도 우리나라 도자의 우수성이 입증 되고도 남음이 있다.

사발그릇은 밥그릇으로 사용하던 보통의 그릇으로 몽골어의 사바(Saba, 그릇)에서 시작된 말로 한자로는 沙鉢(사발)이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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