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신약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고혈압치료제 피마살탄은 임상2상을 마치고 곧 임상3상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제품이 출시되면 세계유수의 제품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8년부터 개발해온 피마살탄은 비슷한 계열 약물로는 세계 9번째이며 국내 최초다. 이밖에도 보령제약은 새로운 형태의 치매치료제와 당뇨병 복합제 등 개량신약도 개발중이다.
김 사장의 성향은 영업조직의 변화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2005년 2월 사장으로 부임한지 2주만에 영업조직을 뜯어고쳤다. 기존 지역별 조직에서 탈피, 순환기팀, 항생제팀, 항암제팀, 투석영업부 등 질환별 조직으로 재편했다. 제약영업의 전문성을 고려한 변화였다.
영업조직 뿐 아니다. 급여체계, 교육, 영업, 연구개발까지 전 부분에 걸쳐 혁신을 추진했다. 능력있는 사원들에게는 고속승진의 길을 열어줬다. 영업을 잘하는 사원들은 더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직원들이 전문적인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출이 미미한 품목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당시 정리한 품목의 수는 보령제약 전체 제품의 41%나 됐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회사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보령제약의 매출액은 1975억원, 영업이익은 137억원이었다. 매출은 9% 정도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432%나 늘었다. 김 사장은 “좋은 성과를 올린 것도 있지만 직원들이 변화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직원들이 역량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더 큰 성과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에서 잘나가던 그가 보령제약으로 옮긴 것은 국내 제약사도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해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충남 보령출신으로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과 동향이라는 것도 인연이 됐다. 김 사장은 “다국적 제약사는 중요한 사항을 모회사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과정이 느리고 복잡하다”며 “보령제약은 의사결정이 빠르고 추진력이 있어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령제약은 올해를 ‘백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정했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성장’이라는 핵심과제도 선정했다. 김 사장은 “목표가 정해졌으니 이젠 이를 이루는 일만 남았다”며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보령제약 직원들과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회사의 성패는 회사 직원들에게 달려 있다”며 “현재 추구하고 있는 변화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에게 회사의 가장 큰 무기는 ‘사람’이다. 지난 2005년 30여년의 경영활동을 정리해 펴낸 책의 제목도 ‘사람보다 중요한게 어디 있겠습니까’다. 그는 자신이 성공한 이유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운이 좋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그들과 함께 웃는 것, 그것이 바로 그가 살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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