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결자해지? 美금융주, 하루만에 활짝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7.30 07:47

메릴린치 공격적 상각·자금조달 주위 긍정평가에 급등

-메릴린치 대규모 상각-수혈 긍정적 반응
-론스타, 메릴 CDO 매입에 투자심리 안정
-보수적 애널도 긍정적 평가

금융주가 급락 하루만인 29일에는 급반등을 주도했다. 한마디로 금융주가 춤을 춘다. 현란하게.

85억달러의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우려를 키웠던 메릴린치는 이날 예상과 달리 7.9% 올랐다. 지방은행들의 반등폭도 커 자이언스 뱅코프가 8.1%, 핍스 서드 뱅코프는 9.6% 올랐다.

채권 보증업체 암박과 MBIA도 각각 21.3%, 15.2% 급등했다. 양대 모기지 업체 패니 매와 프레디 맥 역시 12.5%, 9.1% 급반등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15%, 리먼브러더스 10.5%, 씨티 5.9% 등 대형 금융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대략 전날 하락폭과 맞먹는 반등에 성공했다.
하루만에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계기는 메릴린치가 제공했다. 메릴린치는 전날 3분기중 57억달러를 더 상각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싱가포르 테마섹(34억달러) 등으로부터 85억달러를 수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메릴린치가 신용경색이 터진 지난 1년간 상각한 자금은 400억달러로 불어났다. 메릴린치는 이에 상승하는 자금을 외부 조달과 보유 자산 매각으로 충당했다. 천문학적인 상각과 수혈이었다.

투자자들은 메릴린치가 공격적인 상각을 단행하면서 동시에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JP모간체이스에 매각된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는 리먼 브러더스와 달리 메릴린치는 혼자 힘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계 유명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도 투자자들을 다독거렸다. 확실한 돈줄을 쥐고 있다는 안도감이 형성된 것.
'썩어문드러진 종기를 잘라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도 고무적이었다.

존 테인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도 자금 수혈 발표 이후 "이날 털어낸 부실은 메릴린치가 보유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실질적인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대규모 자금 조달은 위험을 줄이려는 우리의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성향을 보이는 CEO의 말이었지만 투자자들은 이정표라는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여기에 싼 기업과 자산을 찾아 '대박'을 터트리기로 유명한 사모펀드 론스타가 메릴린치가 보유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대거 사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은 주마가편격이었다. 원래 306억달러하던 CDO를 67억달러에 주워담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보고 CDO 가격이 추가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으며 동시에 메릴린치로서는 모기지증권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이 대거 줄어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릴린치는 올들어 2분기까지 이 CDO에서 111억달러의 상각을 단행했다.

지난 1년간 금융주에 대해 흉흉한 전망을 내놓았던 애널리스트의 긍정적인 코멘트도 금융주 반전에 역할을 했다.

주인공은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 휘트니는 메릴린치의 상각과 증자 그리고 CDO 매각과 관련 "대규모 증자로 기존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부실 CDO를 제거해 추가적인 손실을 줄이고 경영을 안정시켜 향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메릴린치 주가는 여전히 장부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내 생각으론 다소 비싸다"며 "분명한 것은 주가는 적절한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은행의 가장 힘든 일은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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