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출 개인정보 900만건 사들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7.27 17:14

중국으로 유출된 개인정보 구입해 대부중개업

국내 개인정보 수백만 건이 중국으로 유출돼 마치 '상품'처럼 유통돼 온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금융권과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빼낸 개인정보를 중국 해커로부터 사들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대부중개업자 천모(42)씨를 수배했다.

경찰은 또 불법 유출된 개인정보란 사실을 알면서도 천씨와 함께 이 정보를 이용해 대부중개업을 한 신모(42)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천씨는 지난 2006∼2007년 중국 해커에게 개인정보 900만여 건을 1500만원에 구입한 뒤 2007년부터 이 정보를 이용, 대부중개업을 해 대출업자들로부터 25억여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다.

천씨는 또 개인정보 리스트를 다른 대부업체 등에 2억여원에 팔아넘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천씨가 구입한 개인정보는 6개 금융기관과 대형 대부업체의 고객정보 485만여건, 12개 중소 대부업체 고객정보 26만건, 615개 인터넷쇼핑몰 회원정보 65만여건 등으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전화번호와 주소, 아이디(ID), 비밀번호 등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핵심 정보가 아닌 이름이나 주소까지만 유출된 건수까지 포함할 경우 유출된 개인정보가 1000만 건을 훌쩍 넘는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보안시스템이 취약했던 2∼3년 전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공공연히 거래돼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첩보는 있었으나 구체적인 범행 사실과 피해 규모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중국으로 달아난 천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천씨에게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중국인 해커의 신원 파악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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