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국인과 외은 지점들이 보유한 채권이 120조 원을 웃돌아 이들이 금리차익거래 청산에 나설 수 있어 채권시장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27일 '금리차익거래 청산 가능성 진단' 보고서를 통해 금리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부실화 등 잠재된 금융 불안요인을 완화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금리차익 목적으로 외국인 및 외은지점이 보유한 채권규모는 120조 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이 중 외국인은 약 50조원, 외은지점은 70조 원 이상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외국인 및 외은지점 보유 채권 상당 부분이 만기도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11월에 이어 또 다시 채권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국채와 통화안정채권에 집중되고 있고 만기 2년 미만의 단기투자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외은지점의 채권투자패턴이 이 같은 외국인의 투자패턴과 유사하다는 가정 하에 올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외은지점 보유 채권 규모가 18조6000억 원 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보고서는 금리차익거래가 확대되면 단기간에 시장금리가 급변동하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차익거래 대부분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형태를 취하고 있고 국내 채권시장의 유통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외채무 증가요인으로 작용해 국가 신용위험을 높일 우려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외화차입여건이 악화되고 환율이 상승해 물가 상승압력이 더욱 증대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미 이 같은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2006년부터 올 1/4분기까지 증가한 대외채무 2246억 달러 중에서 600억 달러 가량이 외국인 및 외은지점의 금리차익거래에 의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아울러 금리차익거래 청산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왑스프레드나 스왑베이시스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인 및 외은지점의 금리차익거래 청산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만약에 있을 외화유동성 부족을 차단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부터 300%로 제한했던 외은지점과 본지점간 차입 이자에 대한 손비인정한도를 600%로 다시 확대하는 조치가 있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금리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채권시장 불안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 불안요인을 완화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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