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악의 시기 과연 지났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7.26 13:36

주택 등 경제회복 여부에 달려

대부분의 미국 은행들이 2분기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최악의 신용위기는 끝났다는 섣부른 관측을 낳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금융권에 대해 우려스런 목소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CNN머니는 25일(현지시간) 자본, 신용, 주택시장 등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경우 올해 말까지 금융주들의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발표된 금융주들의 실적을 지켜본 후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소속 금융서비스 기업의 절반 이상이 2분기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많은 은행들이 손실을 발표했다. S&P500 소속 금융기업들의 2분기 순익 총계는 89억달러로 전년동기 613억달러에 비해서는 85% 급감했다. 톰슨 로이터는 3분기 금융기업들의 순익이 15%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스콧 스프린젠 S&P 은행 애널리스트는 "금융기업들의 실적이 월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는 월가의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19개 금융회사 주식에 대해 임차를 통해 주식을 확보하지 않고 매도포지션을 취하는 숏셀링(공매도)을 금지함에 따라 금융주들은 긍정적인 주식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주택 시장 부진이 다시 관심권으로 떠오르면서 금융주들의 주가도 다시 무너지고 있다. 와코비아의 주가는 24일 11.1% 떨어진데 이어 25일에는 7.58% 하락했다. 워싱턴뮤추얼의 주가 역시 23일 이후 34% 급락했다.

주택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금융주들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미국 재무부 주도로 패니매와 프레디맥 지원을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지원법이 마련됐지만 주택 시장 불안이 걷히지 않는 이상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주택 시장이 악화되고 미국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은행주들이 다시 한번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들의 부실대출 및 상각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권 상각이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권 상각은 4679억달러 수준으로 그로스의 추산대로라면 상각은 아직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를 반영하듯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한 여러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던 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좋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기지 대출) 마저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금융권 경영진들은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지만, 신용손실 증가세는 이제 정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켄 루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신용손실은 아직 주요한 이슈 이지만, 이제 통제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뮤추얼의 경영진들도 추가 신용손실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안 일정 시점에 신용손실이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뮤추얼은 서브프라임을 포함 일부 주택 대출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되고 있는 초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밝혔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본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주가 희석을 우려해 더이상 신주 발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신 메릴린치는 44억달러 규모의 블룸버그 지분을 매각하는 등 보유자산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와코비아, 리전스 파이낸셜 등 일부 금융기업들은 배당금을 줄이기로 했다.

일부에서 회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최악의 시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아직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마크 프리먼 웨스트우드 홀딩스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앞으로 금융기업들의 실적은 경제 향방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연료 및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를 제한할 경우 은행들은 결국 부실 대출 규모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역시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워싱턴뮤추얼과 리저널뱅크내셔널씨티 역시 순손실이 예상된다. 경제가 더욱 악화된다면 손실을 기록하는 금융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P의 스프린젠은 "지금 경제 상황에서 금융과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미국 소비자"라며 "소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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