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아연가격 하락에도 웃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7.28 09:32

부산물 회수 적극회수해 주제품 가격하락 극복…수익·환경보전 두토끼 잡아

'아연 가격이 하락하면 아연 제련업체들의 실적은 악화된다.'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아연 제련업체 고려아연에게 사실이 아니다.

아연 제련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회수를 극대화해 아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를 극복해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수익성과 환경보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5일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6981억원, 영업이익은 17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7%, 35%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는 고려아연의 주력 상품인 아연과 연(납) 가격이 공급초과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실적이다. 아연 가격은 지난해 연말 톤당 2556달러에서 지난 23일 현재 2125달러로 17%, 연 가격은 2403달러에서 1895달러로 21% 하락했다.

비결은 제련과정에서는 나오는 부산물 회수 능력에 있다. 제련작업에 투입하기 전 광석형태의 아연이나 연 정광에는 아연과 연 이 외에도 금, 은, 동, 인듐, 황산 등 다른 유가금속들이 섞여있다. 아연정광은 보통 아연이 50%, 연 정광은 연이 60% 가량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다른 유가금속 및 귀금속을 포함한 찌꺼기들이다.

고려아연은 이들 부산물들을 회수하는데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련사들은 정광의 20% 정도는 처리해내지 못하고 매립하거나 방치하지만 고려아연은 버리는 게 하나도 없다.


아연, 연 등 주요 메탈은 100%가까이 회수하고 다른 유가금속들도 다량 뽑아낸다. 금속들을 뽑아내고 남은 것은 청정한 슬래그로 전환해 건설사 등에 토목 골재로 판매한다.

이런 부산물 회수 경쟁력이 아연과 연 가격 하락, 금, 은, 동, 인듐, 황산 등 부산물의 가격 상승과 빛을 발한 것이다. 이들 부산물들은 별도의 원석 구입 비용없이 생산하는 것이어서 수익성도 높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런 부산물을 통해서만 올해 매출 9200억원, 영업이익 1860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 5996억원의 31%에 달한다. 이쯤되면 고려아연을 단지 '아연회사'라 부를 수 없을 정도다.

이원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연 가격이 전분기보다 떨어졌는데 영업이익은 60% 이상 늘어났다"며 "부산물을 아연, 연 부문에 치중된 수익구조에서 탈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자매사인 영풍과 자회사인 호주 SMC까지 합쳐 연 95만톤 가량의 아연을 생산한다. 세계 아연 시장의 8%, 국내 아연 시장의 70~80% 규모다. 110만톤의 아연을 생산하는 유럽의 니스타(NYRSTAR)에 이어 세계 2위다. 창업주인 고 최기호 회장의 세 아들인 최창영 대표이사 회장, 최창근 대표이사 부회장, 최창걸 명예회장 등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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