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오래된 화근이 시장 잡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7.25 15:10

'주택시장 침체'에 흔들…25일에도 신규주택매매 발표 예정

뉴욕 증시가 오래된 화근 때문에 흔들렸다.

투자자들은 주택 시장에 대한 우려를 너무 오래된 악재라고 치부하고 잊어버렸다. 아니 잊어버리려 애를 썼다.

그러나 주택 시장 우려는 그대로 내재해 있었다. 오히려 불씨를 키우다 한번에 금융주와 뉴욕증시를 집어삼켜버렸다. 하나의 악재가 소실되면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난다. 유가가 증시를 짓누르는듯 하더니 어느새 우리 앞에 주택 가격 하락 공포감이 또 다가와 있었다.

전형적인 약세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그 어느때보다 취약하다. 보통때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도 이처럼 하락장에서는 얘기가 틀려진다.

증시에 대한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ViX지수도 최근 큰 폭으로 반등하며 불안감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전날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의 6월 기존주택매매 지표가 10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것이다. 이는 투자심리에 결정타를 날렸다. 6월 기존주택매매는 전월대비 2.6% 감소한 연율 486만채였다.

기존 주택매매의 하락세는 그동안 계속 지속돼왔기 때문에 그다지 놀랄만한 사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 지표 발표는 주택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권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겹치며 파급력은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날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권 자산 상각이 1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금융권 상각은 4679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아직 금융권 상각이 절반밖에 못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악은 오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에도 주택 관련 지표가 발표된다. 기존주택보다는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신규주택지표 역시 큰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되는 6월 신규주택은 전월대비 1.8% 감소한 50만3000채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재차 커지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새로운 금융 지원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들로 하여금 금융주들을 매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소식통에 따르면 FRB는 우선 사모펀드들이 연방 감독기구 허가없이 다른 투자를 철회해 은행주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 연준은 사모펀드들이 지분을 보유한 은행에 대해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도록 허용하고, 사모펀드들이 제휴를 통해 은행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신용위기로 부진한 금융권 투자를 진작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프라이드프랭크해리스슈라이버&제이콥슨의 애널리스트인 토마스 바르타니언은 "사모펀드들은 그동안 다양한 규제 때문에 은행권 투자를 망설여왔다"면서 "은행들은 자금이 필요하고 사모펀드는 자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이러한 거래를 허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최근 블랙스톤그룹, 칼라일 등 대형 사모펀드와 만나 금융권 지분 투자 계획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증시를 움직이는 요인인 유가는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최근 허리케인과 이란 등 위협 요소가 희석되면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유가가 안정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결국 주택 및 경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 내구재 주문 △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7월 확정치) △ 신규주택매매 등 3가지다. 내구재 주문은 전월대비 0.3%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 역시 0.2%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7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잠정치(56.6)보다 소폭 하락한 5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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