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세 부과하면 파생상품시장 흔들린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07.24 17:37
증권선물거래소(KRX)는 24일 코스피200 선물·옵션에 거래세를 부과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지난 10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이룩한 세계적인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존립 기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KRX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코스피200 선물·옵션에 대한 거래세 부과는 장내 파생상품시장의 거래 위축과 주식 시장의 동반 위축, 외국 자본의 대거 이탈, 공평과세원칙 위배 등 많은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RX는 "파생상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거래비용으로 다양한 위험관리 수단과 투자전략을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거래세를 부과해 거래비용을 상승시키면 시장의 핵심적 기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파생상품은 명목가치 대비 적은 금액(증거금)으로 거래한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거래세 부과에 따른 비용 부담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거래세를 부과하면 파생상품시장의 핵심적 장점이 크게 희석돼 투자자들의 시장참여 동기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결국 극심한 시장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다.

KRX는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 파생시장의 위험관리기능이 저하되고 현물과 선물의 연계거래가 감소해 현물(주식)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파생상품은 기본적으로 현물시장의 가격변동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상품인데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 현물시장의 위험관리가 어려워지고, 결국 현물시장까지 위축된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현물시장이 위축되면 주식시장의 헤지 수요가 감소해 장내파생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거래비용에 민감한 외국 투자자금은 저거래비용 국가로 즉시 이동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한국 파생상품시장은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변두리 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 지난해 기준 파생상품 거래에 참여하는 외국인 비중이 2.6%에 불과한 반면,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 싱가포르의 외국인 비중은 80%에 달한다는 설명했다.

KRX는 "세계 각국이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무리한 거래세 부과로 파생상품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시장 위축에 따른 세수감소로 실질적 세원 증대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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