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美공장 10년만에 가동중단 왜?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08.07.24 10:34

200mm 공장 채산성 문제…매각·300mm 비메모리 전환 본격화

하이닉스반도체가 미국 D램 반도체 생산법인 가동을 중단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 오레건주 유진에 위치한 D램 반도체 생산라인(E1라인)을 올해 9월까지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유진공장 가동 중단은 1998년 1/4분기 첫 양산에 들어간 지 10년 만의 일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유진공장(E1라인) 내 장비 건물 토지 등 공장 전체를 다른 반도체 업체에 매각하거나 건물 토지 장비를 각각 분리해 매각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E1라인에 이어 청주 M9라인과 중국 우시 소재 C2라인 등 200㎜(8인치) 공장 2곳 역시 이르면 3/4분기 내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현재 경기 이천에 M7라인 M10라인을 두는 한편 충북 청주에 M8라인 M9라인을 두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으로는 중국 우시 C1라인 C2라인, 미국 유진 E1라인 등을 두고 있으며 이 밖에 대만 프로모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2005년 하반기부터 프로모스 공장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M10라인과 C2라인 등 2곳의 300㎜ 라인을 운영 중이며 추가로 C1라인의 300㎜(12인치) 전환과 함께 충북 청주 M11라인 가동 등으로 300㎜ 라인을 총 4곳 이상 보유케 될 전망이다.

특히 하이닉스는 C1라인을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CSMC에 매각키로 한데 이어 E1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200㎜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나머지 200㎜ 공장인 M9라인과 M8라인, M7라인 역시 매각하거나 300㎜ 공정 및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LSI) 라인으로 전환하게 될 전망이다.

300㎜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200㎜ 공정대비 단일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개수를 2.5배 정도 늘릴 수 있다. 또한 반도체 공정이 기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급에서 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극미세 회로선폭 공정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도 300㎜ 공정 적용은 필수다.


하지만 200㎜ 라인 하나를 건설하는데 2조5000억원 정도 드는 데 반해 300㎜ 라인을 짓는 데는 4조5000억원 이상 투입된다. 때문에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은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200㎜ 라인을 매각함으로써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300㎜ 라인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한 200㎜ 라인 내 설비를 교체해 300㎜ 공정으로 전환하는 한편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에도 적극 활용하는 등 방법으로 200㎜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역시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기흥 7라인을 비메모리 생산에 할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낸드플래시 등을 생산했던 기흥 6라인을 비메모리반도체 전용으로 전환하는 한편 200㎜ 공장인 화성 11라인을 300㎜ 공정으로 전환하는 등 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200㎜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에 3∼10라인 등 200㎜ 라인 8곳을, 11∼15라인과 S라인 등 300㎜ 라인 6곳을 각각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7∼10라인 등 200㎜ 공정 4개 라인에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7라인에서 연내 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케 되면 순수 메모리반도체만을 생산하는 곳은 8, 9, 10 라인 등 3곳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유진공장은 200㎜로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공정기술 역시 90나노미터에 머물러있어 생산을 지속할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장"이라며 "유진공장 가동 중단은 하이닉스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가운데 특히 D램의 경우, 복합단지(콤플렉스)를 통해 연구개발(R&D)과 생산 등이 한곳에서 이뤄져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하이닉스의 미국 유진라인 가동 중단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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