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지원법안 금융시장 회생 발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7.24 09:59

유례없는 강력한 시장지원 법안…내주 백악관 승인 낙관

-패니매·프레디맥 위기 극복 발판
-증시·금융주 랠리
-폴슨 장관 입지 세지나

미국의 정부 보증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구제안 등이 포함된 주택시장지원법(housing bill)이 23일(현지시간) 272대 152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하원 표결을 통과했다.

상원도 이번주 안으로 무난하게 주택시장지원법을 통과시키고 백악관이 이를 다음주초 승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택시장지원법안은 조만간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 주택지원법안 통과, 금융시장 안정화 본격 시동

이에 따라 모기지 부도율이 급증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려온 양대 모기지 업체들이 위기를 딛고 회생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는 향후 금융시장의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 전체 모기지 12조달러의 절반인 6조달러를 책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자금 흐름 안정은 금융시장에 매우 중요하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발행한 모기지 채권은 전세계 정부 및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위기에 처한다면 결국 전세계 금융시장은 동시에 큰 충격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패니매-프레디맥 긴급구제 효과 기대

이번 법안의 통과로 헨리 폴슨 재무부 장관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긴급자금을 투입할 권한을 갖게 됐다. 이와 함께 연방주택기구가 모기지 대출자들이 대출 재조정을 할때 보증을 설 수 있게 됐다. 이는 모기지 부도율을 줄여 향후 금융 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법안 통과로 입지가 세진 인물은 폴슨 장관이다. 폴슨 장관은 이번 법안 기획을 통해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세금을 구제에 활용하는 방안은 의회와 부시 대통령에게 강한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폴슨은 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적극적으로 이들을 설득해왔다.

이번 법안의 주요 내용은 패니매와 프레디맥 구제 방안과 관련, △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 두 기관의 주식을 매입하거나 자금을 공급하고 △ 현재 각각 22억5000만달러 한도인 두 기관에 대한 크레디트라인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고 △ 뉴욕 연방은행의 재할인 창구를 두 기관에 개방해 2.25%의 금리로 자금을 직접 대출할 수 있게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이들 두 기관에 대한 정부 관리 감독 권한 강화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법안은 △ 주택 소유자들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 △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택펀드 신설 △ 압류 위기에 처한 주택 보유자 지원을 위한 39억달러 긴급 자금 조성 등의 내용도 포괄하고 있다.

◇ 증시도 금융시장 안정 기대 랠리

이날 뉴욕 증시는 유가 급락 소식과 더불어 주택시장지원법이 통과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안도의 랠리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다우 0.26%, S&P500 0.41% 등으로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의 회생은 향후 주식 시황 전반 및 금융주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법안은 최악의 경우 납세자들의 세금을 부실 금융기관에 투입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해왔다. 하지만 폴슨 재무장관이 세금 투입을 최소화하겠다고 의회를 설득함에 따라 원만한 합의가 도출됐다.

폴슨 재무장관은 특히 이번 법안은 미국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설득하는데에도 성공했다.

◇ 폴슨 "금융시장 안정화 강한 메시지"

다나 페리노 백악원 대변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법안에 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은 "무책임한 주택구입자와 비도덕적인 대출기관에 대한 지원이 실제적인 주택시장 회복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주택시장 지원법에 대해 반대 의사를 거듭 표명해 왔다. 세금을 활용해야한다는데 부담을 느낀 것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39억달러 긴급자금조성 등 일부 방안을 제외하지 않을 경우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란 입장에서 대거 선회한 것이다.

폴슨 장관은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상원도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법안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매우 강한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코너를 돌아 주택시장이 회복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구제금융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증시에서 각각 12%, 11%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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