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펄프, 원재료비, 유가, 환율 급등의 3중고

김일태 VIP투자자문 애널리스트 | 2008.08.06 08:40

[머니위크]김일태의 기업 이야기

삼정펄프는 1974년 설립되어 34년 동안 위생용지사업에 전념해왔다. 현재 위생용지 원지와 리빙이라는 브랜드의 완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1998년 한국특종지를 흡수합병하여 삼정펄프 천안공장으로 2003년 삼덕제지를 흡수합병하여 삼정펄프 함안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천안 함안공장에서는 원단을 생산하고 있고 평택공장에서는 원단과 두루마리, 티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화장지 원지 생산 1위 업체

2008년 1분기 기준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화장지 원지가 65.9%, 두루마리가 13.7% 티슈가 6.1%, 기타상품이 14.2%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 1분기 기준 매출비중

위생용지사업은 전체 제지산업의 약 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다른 제지업과 마찬가지로 대형장치산업으로서 초기진입비용이 큰 편이다. 원가 중 원재료비가 약 45~60%에 달하고 있어 펄프가격과 고지가격, 환율과 유가 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삼정펄프의 경우는 원가 중 원재료비가 약 55%에 달하고 있다.

국내 위생용지산업은 유한킴벌리와 한국P&G 등의 다국적기업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다가 대한펄프, 모나리자, 삼정펄프 등 국내 기업이 가세하여 현재 일관 가공라인을 보유하여 완제품을 공급하는 대형 5개 회사 및 일관가공시설이 없는 중소형 25개 회사가 포진하여 전체적으로 30개사가 경쟁하고 있다.

이 외 가공기계만을 보유한 채 원지를 외부에서 반제품 상태로 구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가공기업은 시장진입이 용이해 1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이다. 삼정펄프는 화장지 원지를 생산하여 주로 원단생산시설이 없는 가공업체들에게 납품하고 있는데 약 2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위생용지 중 두루마리 화장지와 미용티슈 부분은 모두 크리넥스와 뽀삐를 앞세운 유한킴벌리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위생용지시장은 철저히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브랜드력을 앞세운 대형 업체들과 덤핑으로 일관하는 군소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영업악화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재료의 경우 펄프, 수입고지, 국산고지, 화학약품 등을 사용한다. 배합비의 경우 회사마다 영업비밀로 취급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티슈의 경우 펄프 100%로 제조되고 두루마리의 경우에는 고지비중이 높다. 고지의 경우 수입대 국산의 비중은 회사와 제품마다 다른데 삼정펄프의 경우 6대 4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원재료인 펄프와 고지의 2003년 이후 가격추이를 살펴보면 추세적인 상승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고지의 경우 2007년 1분기까지 안정된 모습을 보이다가 그 이후 급등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 수입고지의 경우 최근 1년간 23.6%의 상승률을 기록하였고 국산고지의 경우에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무려 약 114%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가인상분의 가격 전가는 쉽지 않을 전망

삼정펄프는 2007년 원가의 약 55%를 차지하는 원재료인 펄프와 고지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에 성공적으로 전가시키지 못했다. 화장지 원지의 경우 수출은 16.6%의 가격인상이 이루어진 것에 반해 내수는 1.2% 인상에 그치고 있다.

삼정펄프는 내수매출 비중이 99%에 달하기 때문에 수출제품의 16.6% 가격인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고 두루마리와 티슈 등 완제품의 경우 오히려 제품가격이 2007년 각각 12%, 32% 하락하였다. 이로 인해 원가와 판가사이의 스프레드는 급격히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정펄프는 원가인상분과 또 유가와 환율급등이라는 3중고를 맞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용절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실질적인 판가인상을 통한 가격전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가격인상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삼정펄프가 위생용지 과점업체 중 브랜드력 보다는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회사인데다 주력인 두루마리와 티슈의 경우 생리대와 기저귀와는 달리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는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덤핑으로 일관하는 난립한 군소업체들과의 경쟁과 대형유통업체가 내놓은 PB상품이라는 새로운 적수의 출현은 영업상황을 더욱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원재료비, 유가, 환율 급등의 3중고를 겪으며 최악의 영업환경을 맞고 있는 삼정펄프가 34년의 업력과 특유의 비용절감능력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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