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영국병과 스태그플레이션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 2008.07.24 12:21
최근 들어 한국경제를 묘사하는 단어가 격함을 더해가고 있다.

경기침체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로, 그리고 다시 급기야는 경제위기라는 단어가 우리의 경제현실인 것처럼 당연시 되었다.

일부에서는 위기 시계를 제안하며 현재 한국경제는 ‘위기 예보‘ 초입수준인 오후 7시에 놓여있다고 하고 있다. 그나마 하지가 지난 지 얼마 안 된 여름이라 다행이다. 만약 겨울이었다면 소름이 돋을 법한 시계일 것이다. 한국경제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일단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정의에 따르면 국내총생산이 하락, 즉 경제성장률이 음(-)의 값을 가져야 하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분기 이상의 기간 동안 이런 현상이 생겨나야 경기침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정의에 비추어본다면 우리 경제가 성장률 둔화의 경험은 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 기준에 비추어 본다면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5월치까지 발표된 각종 실물지표나 2/4분기 소비자 태도조사에 비추어보면 둔화의 모습은 보이지만 국내총생산의 하락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태이다.

 
사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경제위기까지 언급한다는 것은 진도가 너무 나갔음을 알 수 있다. 경제위기는 경기침체로의 급격한 전환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고,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률의 상승이 결합된 경우를 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의에 비추어본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나 ‘경제위기 우려’라는 표현도 아직은 사용에 주의할 단어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표준적 정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다소 차이가 난다.
 
스태그플레이션의 표준적 정의는 어원대로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정체(stagnation)가 억제되지 못한 채 일정기간 지속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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