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대한 주관적 표현주의

박정수 현대미술경영연구소 소장 | 2008.08.06 17:00

[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 인상주의 화가

‘그 사람 인상 별로 안 좋아’ 혹은 ‘그 사람 본 소감이 어때’라고 할 때 ‘인상’이나 ‘소감’을 의미하는 것이 인상주의(impressionism)의 본래적 의미이다.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새로운 경향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전람회를 취재하던 샤리바리(Le Charivari ;1832년 프랑스에서 발간된 신문)의 기자 루이스 르로이(Louis Leroy)가 모네의 작품 ‘인상-해돋이’를 보고 "사물의 본질은 없고 인상만 있다"고 기고 한 것에서 출발한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1919년 작품 ‘수련(Le bassin aux nympheas)’이 지난 6월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4092만파운드(약 832억원)에 낙찰되었다. 인상주의 작품으로는 고흐의 ‘의사 가세의 초상’이 8250만달러로 가장 높았었다. 천문학적 액수의 미술품이다.

그러나 인상주의 미술이 외국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데 반해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의 인상주의의 작품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팝아트의 물결이 지나치게 우리 미술시장을 잠식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인상주의는 자연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라 오인되고 있음도 인정하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인상주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것을 찾지 못한다. 고등학교 미술수업에 ‘인상주의 화가가 아닌 사람을 고르시오’라는 단답형 문제에 익숙해져 있을 뿐이다. 고흐가 인상주의 화가이면서 사실주의 화가인 동시에 표현주의적 경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인상주의(印象主義, impressionism) 미술은 1860년대를 기점으로 프랑스에서 시작된 미술의 새로운 시도 중의 하나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을 통한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의 영향으로 미술은 종교나 국왕, 귀족의 품에서 벗어나게 된다. 지금까지의 후원자에서 벗어나 신흥 부르주아 계층이 미술의 새로운 후원자로 등장 하면서 이들의 역동적인 생활상과 여가활동이 미술의 주요 소재가 된 것이다.


종교적 가치의 신이 등장하는 풍경에서 인간이 등장하는 풍경으로 귀족이나 봉건영주의 무용담을 담은 기록화에서 신흥 부유층의 실재적 생활상으로 옮겨감을 의미한다. 때문에 당시의 인상주의 미술은 일종의 반사회적이며 혁명적 상황으로 보였을 것이다.

과학과 물질문명의 발전으로 기록이라는 세계를 사진에 넘겨줌으로 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했음도 한몫을 차지하였다. 현실에 대한 호응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상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닌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화가의 개인적 감성이 포함되는 미술이 태동한 것이다. 자연의 모방이 아닌 조형적 입장에서 형태나 색채의 자유로움을 구현하였고 과학의 발전에 따른 분석과 경험을 중시하였던 것이다.

미술사를 논할 때 현대미술의 시작은 인상주의를 기점으로 삼는다. 예술장르에서 ‘현대’라는 말은 인간 중심의 사고영역이 표현으로서 종교적 신화적 영향에서 벗어나 인간의 것으로 자리 잡은 일종의 신사고적 경향의 것이기 때문이다. 인상주의가 절정에 달하는 1870년대를 지나 1890년대에 이르면 이전까지 금기시 되어왔던 인간의 감정 표현에 대한 욕망이 인상주의자들에게 침투되기 시작한다.

고갱이나 고흐와 같이 풍경이나 인물 속에 개인의 감성과 감정이 스며든 것이다. 이를 후기 인상주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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