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솟아야 1650이라면…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23 17:59

외인 순매도 중단없으면 기술적 반등에 불과

코스피지수가 장중 2% 넘게 오르며 20일 이동평균선(1580p)을 넘어섰다. 5일 이평선이 10일 이평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차트상 추가 상승의 발판이 마련됐다.

전기전자(-0.21%)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고 중국 증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하루만에 다시 급등했다.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1% 이상 오르고 허리케인 우려를 떨친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127달러대로 내려앉는 등 아메리카 순풍에 거침없는 항진이 가능했다.

엔/달러 환율이 108엔선에 근접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시간외 거래에서 WTI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우호적이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뒤 상승세를 보인 듀퐁과 캐터필러처럼 다우30 지수에 속한 제너럴모터스, AT&T, 맥도널드, 화이자, 보잉 등이 오름세를 나타낸다면 다우지수가 지난 3월10일 저점(1만1740)을 회복할 수 있다.

다우지수의 3월 저점 회복은 인디맥 파산과 패니매 및 프레디맥 등에 대한 긴급조치로 점철된 이번 하락장세에 종지부를 찍는 선언이 가능해진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1600선 회복에 이어 5일 이평선이 20일선을 상향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를 보장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하락은 장세에 대한 시각을 훼손시켰다. 사상최대치의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좀처럼 바닥을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이닉스까지 포함해 시가총액의 13.9%를 차지하면서 IT전자를 대표하는 3인방이 오르지 못해서는 지수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600선 탈환에 실패한 뒤 동시호가에서 6포인트 밀려난 것도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의 발로로 보인다.

낙폭 과다 업종이 떠본들 추세와는 무관한 일이다. 워낙 낙폭이 깊어 급등세가 대단해 보이지만 숫자의 마술에 불과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예를 들어 어떤 종목이 70% 급락 후 300% 폭등하고 다시 70% 급락한 뒤 300% 폭등을 반복한다면 주가는 결국 0에 수렴하게 된다"면서 "주가 급등이 대단해 보이지만 낙폭이 깊었던 데 따른 반작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회복할 경우에 대한 증시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저점대비 10% 정도는 베어마켓 랠리로 언제든 가능한 것이지만 추세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00포인트 하락후 100∼150포인트의 상승은 충분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1650선까지는 추가상승이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하반기 어닝에 대해 낙관론이 여전하지만 오늘 IT전자 업종을 보면 시장은 이미 기대를 버린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 하락세도 성장 둔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결과물이기 때문에 인플레 제어에 따라 채권에는 호재가 될 수 있어도 주식에는 그다지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설사 1650선 위로 오르더라도 지난 5월 고점을 넘지는 못할 것이며 가격 복원력이 소진되면 박스권 국면으로 재돌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외인 주식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는 한 반등은 제한적이며 기술주 전망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 다시 1500선을 시험하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면서 "여름이 지나고 3분기 실적에 대한 추정치 윤곽이 잡히는 4분기에 들어서야 상승 강도를 시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아시아증시 동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지만 미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다면 수급문제까지 안고 있는 코스피증시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 없는 일이다.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인식에 따라 심리선인 20일 이평선은 회복됐을지 몰라도 외인의 순매도가 멈추지 않는 한 수급선인 60일 이평선에 대한 도전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이날 외인과 개인의 매물을 받아낸 것이 기관인데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매수에 가담할 수 있는 곳이 연기금 정도에 불과하다면 또 다시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매수차익잔고는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국민 세금을 투입해 국유화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원천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우려로 남는다.

IMF시절 한국의 캄코와 같은 기구를 만들어 양대 모기지업체를 살린다고 해도 주주가치 훼손은 물론 모기지증권 보유자의 손실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또 한번 모기지발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다.

정 부장은 "서브프라임 위기가 작년 2월과 7월, 그리고 올해 3월과 7월에 걸쳐 4번이나 증시를 강타했다"면서 "그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했지만 현재까지 이르러도 궁극적인 해결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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