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귀환' 믿어도 될까?

안정준 기자, 김유림 기자 | 2008.07.23 16:16

유가 하락 힘입어 달러 강세 '터닝포인트' 돌입 예측

강(强) 달러의 귀환인가.
달러가치가 22일(현지시간) 주요 통화대비 강세로 돌아서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의 하락세도 최근 두드러지며 달러 강세의 '터닝 포인트'가 온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개진된다.

일단 최근 달러 가치 상승은 국제유가가 7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원유 대체 투자자산인 달러화로 자금이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와 달러는 '닭과 달걀' 논쟁처럼 서로 끌고 당기는 관계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이날 동시에 강달러 지지와 금리 인상 필요 발언을 내놓자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에 2주 최고치에 근접했다.

특히 이날 달러는 엔화에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난해 8월8일 이후 일년여만에 처음으로 돌파해 마감, 달러 강세가 변곡점을 맞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소시에떼제네럴의 유지 사이토 외환전문가는 "달러가 모멘텀을 확보했다"면서 "플로서 총재의 발언은 매우 매파적이었고 폴슨이 다시 한번 패니 구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도쿄 RBS의 야마모토 마사후미도 "폴슨이 달러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더 이상 방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폴슨에 발맞춰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미래 물가 상승 기대감을 통제 불능상태에서 제어하기 위해서는 조만간 금리를 인상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통화정책의 역전이 필요하다"면서 "경제가 개선되기를 기다리기보다 곧바로 금리인상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로서 총재의 금리 인상 발언은 곧바로 채권 시장에 반영되며 2년만기 미 국채와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1.86%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11일 이후 가장 좁은 금리 격차다.

도쿄 바클레이캐피털의 우메모토 토루 외환 전략가는 "엔화에 200일 이평선을 뚫은 것은 달러 강세 전망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략가는 이번달 안에 엔/달러 환율이 110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발언 효과는 '심리적 효과'◇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먼저 "미국 정부 주요 인사의 발언은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달러 강세를 꾸준히 이끌어 낼 만한 호재가 될 수 없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실적으로 금리 인상이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주요 인사의 발언은 선언적 의미 정도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도 "최근 주택관련 지표 둔화세가 완화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면서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당장 금리를 인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부 발언에 달러가 움직였다면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유가+재정수지 변수◇
유가 추이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부분도 달러 강세 전망의 걸림돌이 되고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장은 유가가 하락추세에 있지만, 유가 하락을 쉽게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투기적 세력에 대한 불안을 아직 거둘 수 없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을 쉽게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미국 스태그플레이션이 실제로 심화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달러 강세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곧 발표되는 국가 재정수지도 미지수다. 재정수지 적자폭 확대가 현실로 드러날 경우 달러 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재정수지가 악화될 경우 정부는 통화, 국채 발행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 약세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재정적자폭이 확대될 경우 외국에서 차입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지 모른다"며 "이 역시 약달러 상황을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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