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낙관론 안전할까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22 17:27

'바닥쳤다' 인식 팽배…악재 재등장 주의해야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바뀌었다.
지난주였다면 전날 급등분을 모두 토해내고도 남았을텐데 코스피지수가 0.11% 하락하는데 그친 것을 보면 바닥인식이 확고해졌음을 감지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2주간 1500선에서 바닥을 다진 코스피 증시가 전날 연중 두번째로 강한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5일 이평선을 회복한 상태기 때문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설사 미증시가 하락하고 국제유가(WTI)가 상승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면 주가가 다시 빠지는 쪽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론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오늘 나스닥 및 S&P500 지수선물 하락에 대해 지난 금요일처럼 떨지 않았다"면서 "이는 시장 심리가 상당히 안정됐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증시가 폭락하거나 WTI가 배럴당 150달러선을 돌파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코스피지수 1500선이 다시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외인 순매도 강도도 점차 약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말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부각된 악재는 만만치 않다. 전날 급등의 여진이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이 낙관론으로 쏠려 있지만 어떤 변수도 쉽게 넘어갈 만큼 가볍지 않다.

우선 WTI가 다시 130달러선을 넘었다. 허리케인 악몽이 재연된다면 유가 하락추세 반전 선언이 무력화될 수 있다. 이는 또 다시 인플레 우려를 부각시킬 수 있으며 미국 금융업종 급반등으로 형성된 바닥인식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다.

지난 금요일 구글과 메릴린치 실적 악화에 따른 나스닥 및 S&P500 지수선물 하락은 씨티와 IBM 호재로 이겨냈지만 당시보다 더 떨어진 나스닥 지수선물이 오늘 밤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지에 대해 자신할 수 없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머크, 그리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하락세를 나타냈다는 것은 금융업종 회생 기대감에 찬물을 부은 것임과 동시에 제조업의 실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방증이 된다.

이날 실적을 발표하는 듀폰, 캐터필러, UPS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지 못한다거나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과 와코비아 등 금융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할 경우 공매도까지 금지시키면서 증시를 구원하겠다는 미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비록 S&P500 변동성지수(VIX)가 23%선으로 떨어졌지만 미달러 약세와 미국채 수익률 하락반전은 증시 상승기조에 구멍을 뚫는 현상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행진은 코스피 수급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달 9일부터 32일 연속 8조7055억원의 누적 순매도에 나서며 앞선 8조6144억원(1월3일~31일)을 기록을 깨뜨린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프로그램 순매수는 한계가 있다.

7조8000억원에 이르면서 또 다시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매수차익잔고가 터진다면 안팎에서 매물 공세를 받아야 한다.

주가가 조금 오르자 연기금이 5일만에 순매도(-145억원)로 돌아설 정도로 매수기반이 취약하다면 외인 매매동향은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이날 외국인이 주식현물 뿐만 아니라 지수선물까지 5570계약 순매도한 점도 불안을 잉태하고있다.
지난 6월 쿼드러플위칭데이 이후 외인이 5000계약 이상 선물 순매도에 나섰던 두 번(6월19일과 이달 11일)의 경우 이후 사흘 연속 주가가 하락했던 경험이 반복된다면 다시 1500선 붕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오후 2시부터 닛케이지수 상승을 추종하면서 낙폭을 줄였지만 일본증시는 전날 휴장에 따른 뒷북 흐름이었다.

악재에는 눈감고 호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호전된 분위기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이지만 주가 상승 기반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낙관론은 미증시 하락 한방으로 궤멸될 위험성을 내포한다.

아직은 우상향으로 돌아선 5일 이평선이 확실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사서 걱정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1580선을 넘어 상승권역으로 빨리 올라서지 못하면 5일선이 20일선을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하기 전에 우상향의 5일선이 우하향으로 돌아설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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