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늦췄더니 '펀드농사' 초라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07.22 17:51

'미차솔1' 연수익률 170%에서 마이너스로

곡식이 잘 익었을때 수확하지 않아서인가. '펀드농사'를 짓는 투자자들은 지난해 가을 최고의 풍년을 맞았지만 추수를 미루다 본전도 못 건지게 됐다.

2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1일과 이달 21일 기준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국내는 63.95%에서 -21.40%로, 해외는 68.26%에서 -9.77%로 추락했다.

개별 펀드의 경우 100%p 이상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지난해 11월1일 기준 1년 수익률이 92.74%에 달했다. 그러나 8개월여가 지난 이달 21일 기준 연수익률은 -13.71%에 불과하다.

이 기간 펀드 설정액은 1조2446억원에서 1조5303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기존 투자자들은 최적의 수확시기를 놓쳤고 신규투자자들은 가입시기를 잘못 선택해 손실만 입은 셈이다.

펀드의 장기성과 지표인 '3년 수익률'의 체감 수익률 격차는 훨씬 크다. 작년 11월1일 국내주식형펀드의 3년 평균수익률은 무려 176.42%로 연평균 58.81%의 화려한 성과를 자랑했다. 그러나 이달 21일 기준으로는 51.45%에 불과해 8개월전의 1년 수익률에도 못 미친다.

'3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오랫동안 1위를 지켜온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최근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 펀드의 3년 수익률은 작년 11월1일 기준 301.66%로 연평균 100%를 넘는 성과를 냈지만 이달 21일 기준으로는 97.20%로 급감한 상태다.


작년 11월1일 기준 수익률 상위 50개 펀드의 3년 수익률은 169.28~301.66%에 달했지만 현재 3년 수익률이 100%를 넘는 펀드는 단 한 개도 없다. 불과 8개월만에 100~200%p 격차가 벌어졌다.

해외펀드중 중국펀드의 시간차 수익률은 국내주식형보다 격차가 크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는 작년 11월1일 기준 1년 수익률이 170.24%로 전체 해외펀드중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기준 연수익률은 마이너스까지 하락해 순위도 하위권으로 밀렸다.

직장인 여성 A씨는 2006년말 보너스와 예금 등 1000만원을 중국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고점이던 지난해 10월 2000만원을 추가로 투자한 뒤 현재는 원금마저 깎아먹고 있다.

A씨는 "1년도 안돼 수익률이 100%를 넘으니 욕심이 생겨 결혼자금까지 중국펀드에 넣었다"며 "판매사 직원도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좋을 거라고 말했었지만 지금 남아있는 잔액은 원금인 3000만원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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