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매도와 서머랠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7.22 11:25

외인, 32거래일째 '팔자'…"외인 변화없이 추세반전 어려워"

상승 기대감은 일일천하로 끝났다.

글로벌시장에 기대감을 안긴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나흘간으로 종료되고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미국 증시도 4일만에 하락반전하며 국내증시도 눈치보기식 오르내림이 거듭되고 있다.

전날 올들어 2번째로 높은 3.5%의 급등세를 연출한 코스피지수는 22일 약보합을 나타내며 1550선을 전후로 게걸음만 걷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도 오전 11시20분 현재 112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3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날만 밝으면 신기록이다.

이날도 전기전자와 철강금속을 합쳐 701억원 순매도하는 등 대형주에 대해 108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9일부터 시작된 팔자 공세를 주간단위로 7주째 이어가는 셈이다. 7주간 팔아치운 금액만 8조6000억원이 넘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외국인의 태도 변경없이는 국내증시의 강한 추세적 상승반전을 기대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범호 연구원은 "전날인 21일 지수의 반등폭이 컸고 투자심리의 개선도 기대되지만 추가 반등과 반등 폭의 열쇠는 외국인 수급에 달려 있다"며 "최근 개선의 조짐이 보이는 글로벌 신용위기 완화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진정시킬 가능성은 높이겠지만 시간을 두고 점검해야 할 문제"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현재로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외부 여건의 개선은 단기적인 하락세는 막을 수 있겠지만 추세의 반전까지 담보할 수 없다는 견해도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7주 연속 내림세에 접어들면서 프로그램에만 의지하는 수급 상황에서 체력은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라며 "다만 최근 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고 미국 정책당국의 신용위기 해법 기대감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흐름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잦아들 여지를 남기고 있어 추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외국인 매도세에 '힘입어' 서머랠리도 실종되는 모습이다.


서머랠리는 매년 초여름인 6~7월경에 주가가 상승해 강세장이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사놓기 때문에 여름 휴가를 앞둔 6~7월에 주가의 단기 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6월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16.1% 급락중이다.

지난해는 서머랠리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13.7% 올랐다. 본격적인 강세장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서머랠리 기간에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3번이다.

지난해를 비롯해 2005년(14.5%)과 2003년(12.6%)이 해당된다. 2006년과 2004년에는 각각 서머랠리 기간에 1.5%와 8.5% 하락했다. 공교롭게도 서머랠리는 홀수해에 나타나고 짝수해에는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증시의 불안으로 하락폭이 2004년 -8.5%의 2배에 이르면서 최근 5년새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어 우울감을 더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가을 장세를 대비해 주식을 사모으고 휴가를 떠나는 게 아니라 현금을 확보한 이후 휴가를 떠나는 셈이다.

그렇다고 우울모드에만 빠져있을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악재의 완화 기미가 완연하기 때문에 실적호전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은 뒤 '자신만의 서머랠리'를 즐기는 편도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과도한 주가 하락은 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상당부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한 주가 수준은 1차적으로 1650선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부분적인 현금 비중 확대와 실적에 근거한 종목 단순화 등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가 강조됐다.

우리투자증권도 "반등이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동안 많이 하락한 전기전자와 건설, 증권, 은행 등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편성한 뒤 가을 장을 대비하는 것도 바림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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