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어두운 실적 그림자..'숨고르기'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7.22 06:33
뉴욕 증시가 일제히 약세권에 머물며 지난주말의 조정분위기를 이어갔다.
지난주 후반 강한 반등에 따른 경계 매물이 쏟아진데다,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경기지표는 악화된 것으로 발표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금융주의 '실적안도' 명맥을 이어갔지만, 거대 제약회사가 실적 발표를 연기하는 등 타 업종 기업실적의 뒷받침이 미약했다.
장마감후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었던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실제로 장마감후 줄줄이 실망스런 실적발표가 이어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에 비해 29.23포인트(0.25%) 하락한 1만1467.34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3.25포인트(0.14%) 떨어진 2279.53을, S&P500지수도 0.68포인트(0.05%) 떨어진 1260.00으로 장을 마쳤다.

BoA가 개장에 앞서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순익을 발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 JP모건, 웰스파고에 이어 '실적 안도'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금융주들은 반등세를 이어갔으나, 시장 전반의 투자열기는 눈에 띄게 식었다.

지난주에만 10달러 이상 급락하며 6주 저점으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반등, 배럴당 130달러선을 넘어선데다 이날 발표된 6월 경기선행지수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되살아났다.

◇ BoA '안도'...'공매도 금지 19종목, 주가 지지력

BoA는 개장에 앞서 2분기 34억1000만달러(주당 72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의 57억6억달러(주당 1.28달러)에 비해 41% 급감했지만 전문가 예상치 주당 54센트 순익은 상회했다. 실제 실적이 예상치를 무려 40% 웃돌았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 JP모건, 웰스파고에 이어 BoA의 분기 실적마저 예상을 웃돈 데 따라 대형 금융주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첫날인 점도 관심거리였다. 19개 대상 종목의 주가는 시장 전반의 조정세에도 불구, 강한 지지력을 보였다. 그러나 공매도 제한 조치에서 제외된 지방은행 등의 주가는 일제 약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3.9% 상승한 것을 비롯, 크레디 스위스, 씨티, 도이치뱅크,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HSBC, UBS등의 주가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반면 메릴린치가 1.2% 하락한 것을 비롯, 골드만, JP모간, 리먼 브러드스, 미즈호그룹 등은 약세를 보였다.

양대 모기지 업체도 패니매는 5.1% 상승했으나 프레디 맥은 4.7% 하락, 대조를 보였다.

오크 트리 자산운용의 투자 담당 임원 로버트 파블릭은 "(공매도에 의해) 가장 하락압력이 컸던만큼 가장 보호가 필요했던 지방은행들은 보호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공매도 제한 조치의 보완이 필요성을 주장했다.

◇ 애플 필두, 어두운 전망..실적 '실망'잇따라

애플을 선두로 장마감후, 어두운 실적 전망과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가 줄을 이었다. 특히 기술주와 제약주의 부정적인 실적발표가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3분기 순익이 10억7000만달러(주당 1.19달러)를 기록, 전년에 비해 31% 상승했다고 밝혔다. 팩트셋 리서치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주당 1.07달러 순이익과 73억6000만달러 매출억을 초과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애플의 최고 재무책임자(CFO) 피터 오펜하이머는 4분기 주당 순이익은 1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주가는 장중 0.69% 상승한 상태에서 마감했으나, 부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인해 시간외 거래에서는 4% 이상 하락세로 돌아섰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21일(현지시간) 2분기 순이익이 5억8800만달러(주당 44센트)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팩트셋 리서치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주당 45센트 순이익과 33억9000만달러 매출액에 근접한 수치이다.
이날 장중 1.04% 하락했던 TI주가는 순익감소와 실적약화 지속 전망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금융주 중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분기 순이익이 6억5300만달러(주당 56센트)를 기록 전년대비 38% 급감했다고 밝혔다.
6억달러에 달하는 부실자산 상각 등으로 인해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는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의 주당 순이익 예측치 83센트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아멕스 주가는 이날 장중 2.99% 하락한채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후 시간외 거래에서 10%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회사 셰링 플라우도 장마감후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셰링 플라우는 2분기 순이익이 주당 24센트로 전년동기 대비 23%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예상치인 주당 41센트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셰링 주가는 장중 11.61% 하락한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4% 이상 급락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억제제 바이토린 최대 판매 회사인 세계 최대 제약사 머크는 예상치(83센트)보다 높은 주당 86센트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바이토린 악재로 인해 이날 장중 6.13% 하락한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6% 이상 하락세를 이어갔다.

'SEAS'로 명명된 187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조사 결과, 콜레스테롤 억제제 '바이토린'이 가격이 훨씬 싼 기존의 약품보다 효능이 나을게 없다는 연구결과가 이날 발표됐다.

◇ 유가 130불 회복, 달러도 약세 반전


지난주에만 10달러 이상 급락하며 6주 저점으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닷새만에 반등, 배럴당 130달러선을 회복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16달러(1.7%) 상승한 131.04달러로 마감했다.

멕시코만으로 향하고 있는 열대성 폭풍 '돌리'(Dolly)가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미 기상학자들의 전망으로 수급 불안이 강화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산유국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움직임도 유가 상승 반전에 한몫하면서 장중 한때 배럴당 132.05달러까지 상승했다.

22일이 8월물 만기일인 점도 가격 변동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됐다.
9월 인도분 WTI 역시 배럴당 131.82달러로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의 반등과 미 증시의 조정 분위기로 인해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5센트(0.31%)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589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화도 0.10%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전날에 비해 0.25엔(0.23%) 하락(엔화가치 상승)하는 등 달러화가 주요 통화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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