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누가 상승을 막으랴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21 16:48

추세반전 인식 확산…V자 급등은 아닐 것

증시가 활짝 웃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3.51% 급등하며 지난 2월14일 연중 최대폭(4.02%) 이후 두번째로 높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한 보험업종이 급락세로 돌아선 것을 제외하고는 전업종이 급등했다.
건설과 증권업종이 7%대로 올랐고 은행업종도 6%에 가까운 기염을 토했다.
우리금융이 상한가 턱밑까지 치솟았으며 삼성전자는 장중 60만원선을 넘기도 했다.

비관론자의 선봉에 서 있는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조차 10%의 반등을 인정할 정도로 강한 반전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이처럼 급등한 이유로는 몇가지가 꼽힌다.
우선 지난주말 장에서 구글 및 메릴린치 실적악화로 나스닥 및 S&P500 지수선물이 하락하자 미증시 하락 예상하에 1% 넘게 선제적으로 떨어졌던 것의 반작용이 컸다.

다우지수가 6.2%, S&P500지수가 5.0% 반등한 상태에서 코스피지수 반등폭이 1.4%에 불과했기 때문에 상대적인 낙폭 과다에 대한 반발성으로 용수철 튀듯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2주간에 걸친 1500선 바닥다지기 완성으로 주가 상승반전이 무르익은 시점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프로그램 순매수가 수급공백 상황을 일거에 해소했다.

외국인이 31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지만 오전장에서 한때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매도공세 중단이라는 희망이 커진 점도 시장 분위기를 한껏 고무시켰다.

미국 신용경색이 풀리고 국제유가도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매크로 변수가 호전된 점은 글로벌 증시상황 전반에 걸쳐 주가 상승 기반을 조성해준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오늘의 급등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증시가 2% 이상 급락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시 등락이 있더라도 주가 상승무드는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행진에 변함이 없지만 금융위기와 유가 문제가 해소되는 쪽이라면 궁극적으로 순매도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면서, 주가 급등에 따라 공매도분에 대한 숏스퀴즈가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에 1600대까지는 무난한 추가상승을 낙관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급등에 대한 조정이 있어도 10∼15p 정도의 지수하락은 오히려 매수기회로 여겨질 것"이라면서 "우려되던 미국 2분기 기업실적이 지난주로 대충 끝났고 이번주부터는 보다 낙관적인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수 반등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는 법, 이날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20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 주식순매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변수다.

대만에서는 이날 외국인이 26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증시에서 순매수 전환을 이뤄내지 못한 점을 보면 코스피 증시가 상대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용이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증시 상황이 완벽하게 개선되기 전까지는 외인 매도공세 중단을 쉽게 점칠 수 없다는 우려를 불러낸다.

이날 주가 급등을 이끌어낸 장본인인 프로그램은 여전히 양날의 칼이다.
7조8000억원까지 급증하면서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매수차익잔고는 최소한 쿼드러플위칭데이까지는 매물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날 주가 급등에 고무된 증권사 관계자들은 외인 순매도 행진과 프로그램 대기매물 부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수급동향은 주가에 후행하는 변수고 최근 하루로 변함없이 거론되는 익숙한 요인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세를 폄하할 정도의 위력이 없다는 진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오늘처럼 6개월만에 한번 나오는 대목 장세에 시비를 거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주가 상승세는 지속된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지난 3월과 같은 V자 급등이 아니라면 1600선 회복시점부터는 다시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지난 1월하순∼2월초처럼 등락을 한번 더 반복하게 된다면 일방적인 추격매수는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실수가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류용석 연구원은 "주가가 바닥을 탈출했고 상승국면으로 돌입했지만 V자 상승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중 부장도 "본격적인 상승추세는 9월 이후인 4분기부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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