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폭탄? 강화유리용기 '폭발주의보'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8.07.21 14:17

녹색소비자연대 "폭발하듯 깨지는 사고 빈발… 소비자경보 발령"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씨는 지난 4월 GS홈쇼핑에서 유리강화 식기제품인 '글라스락'을 구입했다. 이후 소시지를 삶으려고 뚜껑을 덮지 않은 상태에서 물을 넣고 전자렌지에 넣었더니 1분가량 지난 후 '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그릇이 형태도 없이 바스라졌다.

경기도 일산의 박씨는 작년 12월 현대홈쇼핑에서 강화유리 밀폐용기 세트 '하이락'을 구입, 올해 3월부터 사용했고 5월 설거지를 하던 중 세제를 묻힌 상태에서 용기가 저절로 폭발했다.

녹색소비자연대(상임대표 이덕승)는 21일 강화유리그릇이 실온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도중 스스로 폭발하듯 깨지고 파편이 날아가는 정도도 매우 높아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판단, 소비자주의를 당부하는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강화유리 용기와 관련된 상담 건수는 지난 2004년 총 14건에서 2005년, 2006년에는 각각 15건, 26건, 지난해에는 28건이 접수되는 등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한국소비자원과 녹소연을 비롯한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강화유리 식품용기 파손과 관련한 상담은 총18건에 달했다. 녹소연은 특히 소비자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고이기 때문에 위험이 더 크다고 전했다.

강화유리 그릇은 플라스틱 식기에서 내분비장애물질(환경호르몬) 유출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안전한 제품으로 인기가 높아져 주요 홈쇼핑을 비롯한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녹소연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중인 강화유리제품은 글라스락(제조원 삼광유리공업회사), 하이락(수입원(중국산) 유스포), 선라이즈(수입원(인도네시아산) 이프코, 현재 판매중지 상태) 등이다.


강화유리그릇은 사용 중 떨어져도 쉽게 깨지지 않으며, 냉장이나 냉동중에 있다가 전자렌지에 바로 넣어서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홍보를 하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위 사례들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편이다.

강화유리그릇은 소다석회로 만든 일반유리의 표면을 기계적으로 급랭시켜 표면을 강하게 하는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충격에 강하고 일부 내열성을 지니게 된다. 생산 된지 얼마 안 된 새 제품은 표면이 매끄럽고 흠집이 없기 때문에 강도나 내열성에서 일반유리보다 훨씬 안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릇을 사용하다보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흠집이 생기게 되는데 이 흠집이 표면에 강화 처리된 부분을 뚫고 일반유리와 같은 내부성분과 만나면서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깨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 내부의 압축된 힘이 파손되는 힘에 더해져 터지면서 깨져 파편이 일반유리보다 멀리 날아가고 폭발음이 난다.

또 강화유리 제조 과정에서 내부 응력이 불균일하게 강화됐을 경우 응력이 집중되어 있는 부분은 외부의 충격에 약해질 수 있고 그 에너지가 강화가 덜 된 쪽으로 몰리면서 폭발 현상으로 바뀔 수 있다.

녹소연은 우선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흠집이 있거나 금이 간 강화유리그릇은 외부 충격없이 폭발하듯 깨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용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육안으로 흠집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유리는 설거지 등을 통한 외부의 자극에 작은 흠집이 나기 쉽기 때문에 일정한 사용기간이 경과된 경우에는 전자렌지 사용이나 급냉동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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