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지분, 국부펀드가 사려 했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7.21 11:31
메릴린치가 지난주 자산운용사 블랙록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블랙록 지분 인수를 통해 미 금융시장 영향력을 강화하려던 해외 국부펀드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부펀드인 쿠웨이트투자청(KIA)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블랙록 지분 인수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메릴린치가 2분기 손실과 상각 분을 만회하기 위해서 현재 4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블랙록 주식을 부분 또는 전부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 17일 메릴린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상회하는 2분기 손순실을 발표했지만 결국 블랙록 지분 매각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이 2분기 23% 증가한 2억74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 상황이 어려운 메릴린치의 꾸준한 수입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존 테인 메릴린치 CEO와 블래록의 래리 핑크 CEO는 최근 메릴린치가 소유한 블랙록 지분 매각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결국 매각 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인은 대신 블룸버그 지분 20%를 44억달러에 매각하는 것으로 이를 대신한다고 밝혔다.


KIA와 테마섹은 지난해 12월 메릴린치 주식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후 메릴린치 주가가 거듭 하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어왔다.

이들은 블랙록 지분 매입을 메릴린치 투자에서 입은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테인과 핑크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지분 인수에 실패하게 됐다.

이들이 블랙록 지분을 인수할 경우 핑크 CEO는 강력한 자금력을 확보한 해외 국부펀드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핑크 CEO는 해외 국부펀드의 투자가 결국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에 대해 "최근 미국 금융권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해외 국부펀드들의 미국 금융권에 대한 투자 열기는 식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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