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월 재미못 본 증권사, 7~9월도 장마철

증시 침체, 수수료 경쟁 격화, 해외펀드 비과세 조기폐지 등 악재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이 올 1회계분기(4~6월)에 영 재미를 못봤다. 2분기에도 나아질 기미를 찾기 어려워 이래저래 떫은 표정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상장 증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60%가 넘는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위탁매매부문 수익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의 실적 감소폭이 클 전망이다.

실제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3%, 37% 줄었다.

거래대금이 줄어든데다 증권사간 위탁매매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대우증권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62% 급감한 657억원으로 잡고 목표주가를 2만2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증권사들의 2분기(7~9월)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상반기 증권업종의 하락률은 35.4%로 유가증권 시장 내 가장 컸다.

한화증권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증시 유입자금이 감소하고 있고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대금도 줄고 있다"며 "신용공여금 또한 줄고 있어 실적개선과 추세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4월 중순까지 7조~8조원대를 유지하던 일평균거래대금은 5월 중순부터 6조원대로 감소했다.

추가적인 수수료 경쟁 가능성도 부담이다. 삼성증권은 "여전히 국내 증권사들에게 브로커리지 영업은 캐시카우로서 중요하고, 신설증권사들의 영업 개시를 앞둔 시점에서 기존 증권사들로서는 시장 선점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대형사들이 추가적 수수료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던 해외펀드의 비과세 조기 폐지 검토 등 부정적 뉴스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해외펀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펀드 비과세가 폐지될 경우 해외펀드에 대한 수요 뿐만 아니라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미래에셋, 삼성, 한국금융지주, 동양 등 자산관리형 증권사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