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급 무더기 등급 하향

더벨 박홍경 기자 | 2008.07.21 08:00

주식연계채권 잇따른 조기상환 청구에 수익성 악화 겹쳐

바야흐로 등급 하향의 계절이다. 평가사들은 투기등급 업체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하는 가운데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부여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놨다.

18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태원엔터테인먼트, 제넥셀세인, 영창실업, 도움, 초록뱀미디어, 쏠라엔텍, 인피트론, 아이젝앤컴퍼니 등의 등급이 하향조정됐다.

크레딧 시장의 약한고리인투자부적격 등급의 업체들이 주 하향 대상이 되고 있는 양상이다.

부메랑으로 돌아온 CB, BW
이들의 신용도가 잇따라 악화되는데는 유동성이 넘쳐나던 시기에 국내외에서 발행한 주식연계채권이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등급이 하향된 업체들은 대부분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과정에서 풋옵션 조항을 넣었고 이것이 문제가 됐다. 신용경색으로 채권 인수자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는데다 국내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면서 조기상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도움의 경우 지난해 7월 발행한 120억원 규모의 CB 가운데 115억7000만원에 대해 상환청구가 들어왔으나 대응에 실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을 'B'에서 'CCC'로 두단계 떨어뜨리고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초록뱀미디어는 작년 1500만달러 규모의 해외 BW를 사모발행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차입약정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올해 목표영업이익률(3.0%)를 못맞출 경우 원금과 더불어 연 25%의 연체이율을 지급해야 한다.

드라마 외주제작 환경이 비우호적인데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자 한기평은 'B-'로 한단계 등급을 떨어뜨렸다.

제넥셀세인도 지난 5월 110억원의 조기상환이 청구됐는데 이를 갚으면서 현금성자산이 크게 줄어 재무 탄력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등급은 17일 'B-'로 한단계 하향됐다.



경기둔화로 수익성 개선 불투명
신용경색으로 자금줄이 막힌데다 경기 둔화로 영업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등급이 조정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선두업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시장침체 여파로 영화와 투자, DVD타이틀 부문에서 영업마진이 악화돼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창실업은 지난해 대주주가 바뀐 이후 피혁 사업부문의 정체된 성장성을 만회하고자 자산매각을 통해 신규사업 발굴 자금을 조달했지만 실적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정평가는 'BB-'로 한단계 하향조정하고 전망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등급하향 본격화되나
삼성증권에 따르면 등급상향배율(Up/Down Ratio)은 1998년 0.03배에서 지난해에는 11.2배까지 치솟았다. 이는 1개 기업이 등급하락한 반면 11개 기업의 등급이 상향됐다는 의미다.

역설적으로 해당 비율이 하락반전할 가능성이 무르익은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경제가 초기단계의 스태그플레이션 단계로 접어들면서 금리상승과 부도위험 증가에따른 스프레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간 기업의 펀더멘털이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은행 스프레드의 확대는 결국 저등급 회사채에 대한 기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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