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험난한 여정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18 17:02

주가하단 확보과정… 향후 상승폭에 초점 맞춰야

이틀 연속된 미증시 상승이 먹히지 못했다. 메릴린치와 구글이 실적 실망감을 안기면서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나스닥과 S&P500 지수선물이 1%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자 아시아증시가 모두 꼬리를 내렸다.

국제유가(WTI)가 사흘 연속 급락하면서 배럴당 13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호재도 등장했지만 주말장 미증시 하락반전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다.
호재는 철저히 무시되고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날 밤 미증시 결과를 보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현재의 시장심리를 대변한다.

30일 연속 이어지는 외국인 순매도 행진에 맞설 국내 매수주체는 없었다. 주식형펀드가 10%선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주가 추세가 상승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기 전에는 투신사(자산운용사)가 움직일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개장초 시총 상위종목에서 포스코현대중공업만 떨어지고 철강금속 업종 하나만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시장은 국민은행신한지주만 상승세를 유지한 채 장을 마쳤다.
업종지수도 기계와 은행업종만 힘겨운 상승세를 보였을 뿐 다른 모든 업종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과 달리 V자 급반등이 시작되지 못하고 1500선의 하단 확인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1500선을 놓고 10일간 지속되고 있는 공방에서 지지선이 붕괴되면 지수가 1400대로 한차례 레벨을 낮출 공산이 있다.

지난달 9일 이후 급락 일변도를 보이던 5일 이평선이 모처럼 10일선을 돌파하면서 추세가 반전되는 듯 했으나 이날 다시 우하향으로 떨어지면서 희망이 깨졌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주가 추가하락보다는 상승 반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설사 1500선이 무너지고 1400대 종가가 기록되는 한이 있더라도 대차거래를 통해 공매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의 포지션이 상당함에 비추어 장세 반전 여건은 충분히 무르익었을 수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과도한 낙폭과 일방적인 약세심리를 감안할 때 현 레벨에서 주가가 뜰 확률과 떨어질 확률을 비교하면 전자에 무게를 싣는 게 낫다"면서 "미증시처럼 숏커버링이 시작되면 주가 급락보다 급등 리스크가 더욱 크게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시즌이 끝나는 8월까지는 강력한 추세반전이 어려워도 물가지표의 기저현상이 발휘되는 9월부터는 인플레 급등 현상이 약화되면서 증시가 본격 추세전환을 시도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실적 둔화는 수준의 문제일 뿐 증가세를 보이는 어닝 방향성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의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주가 1500선에서 바닥을 확보하는 중이며 향후 얼마까지 뜰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증시가 지난 2006년과 비슷한 박스권 횡보국면이 되풀이될 경우 연말을 향해 다가갈수록 연고점인 1900선에 접근하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반기가 최악이었고 대선이 있는 11월에 근접할수록 증시 상승세가 본격화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연내로 연고점을 새로 경신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내년을 넘어서는 장기 증시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증시를 결정하는 변수로 기업어닝과 장기자금의 증시 유입이 가장 중요한 데 기업실적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낮은 반면 소비 둔화 및 자산가격 하락은 미지수기 때문에 올 하반기가 지날 때 쯤 돼야 주가 사상최고치 경신 여부에 대한 전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감이 팽배해지면 증시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부동산 가격동향은 증시와 달리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부동산 대책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연내에는 증시 발목을 잡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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