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가지 않고도 영어'고수' 된 비결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8.07.23 12:21

[프로의세계]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힐링잉글리시 김지영 대표


"저는 영어 선생님(teacher)이 아니라 치료사(healer)입니다."

김지영(28·사진) '힐링잉글리시' 대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CEO와 기업체 임원들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 그는 현재 소규모로 강의를 하면서 LG전자 삼성인력개발원 화이자제약 등 국내외 대기업에서도 강연회를 열고 있다.

"MBA, 해외유학파 출신들도 의외로 영어에 대한 마음의 상처를 가진 분들이 많아요. 영어 하나 때문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서강대 중국문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그 흔한 어학연수도 다녀오지 않은 '토종' 강사다. 하지만 영어실력만큼은 재미교포라고 해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 그는 그 비결을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영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는 몸은 한국에 있었지만 머리와 감성은 항상 영어로 생각하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 별명이 '안드로메다'에요. 언제 어디든 영어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표현법을 생각하다보니 이렇게 됐지요.(웃음)"

중학교 때 3달 동안 영어학원을 다닌 것이 전부라는 그는 디즈니 영화를 통해 자연스레 영어를 흡수했다. 만화 속의 상황과 캐릭터의 의도를 파악하며 일상회화를 공부한 덕분에 자유자재로 영어로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대학시절에는 전주 국제영화제, 세계 정보 올림피아드 등 국제공식행사에서 통역을 맡았고 문화관광부에서 6개월 간 국제교류 담당으로 일했다. 하지만 유학경험이 없어서 인터뷰를 통과해도 강사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저도 모르는 사이 저는 캘리포니아 출생, 런던대학생이 돼 있었어요. 교포행세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서글펐죠. 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의 어려움을 잘 알았기 때문에 저만의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영문이름을 딴 'Cathy's FBI'라는 영어공부법을 소개했다. '느끼고(Feel), 빌리고(Borrow), 상상하라(Imagine)'는 말이다. 그는 시트콤이나 미국드라마 속의 상황을 현실에 적용해 실생활과 밀접한 영어를 느끼고 응용하고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이후 이 방법 덕분에 효과를 봤다는 마니아들이 모여들면서 그는 2005년 힐링잉글리시를 설립하고 영어치료를 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영어교육을 걱정하는 부모들과 영어교사들을 위한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토종 영어 고수들의 비밀을 낱낱이 까발리고 싶다는 그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단다. "저는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이유를 알고 있어요. 다혈질이고 감정이 풍부해서 영어를 느끼면 쉽게 말문을 틀 수 있습니다. 이제는 '대국민 힐링 프로젝트'를 펼쳐서 이 영어공부 방식을 국내에 전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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