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에 '공기업 냉가슴'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8.07.18 08:47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금리인상 딜레마

-내부에서도 인상론vs신중론
-사장 내정자 첫 과제 될듯

주택금융공사가 대표상품인 보금자리론 대출금리 인상을 놓고 시름에 잠겼다. 시중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물가상승 억제가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무턱대고 시장논리를 앞세워 금리인상에 나섰다가는 공기업이 물가상승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공산이 크다.

내부에서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7.20%. 반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변동형) 금리는 최근 시중금리 인상이 반영돼 9%대를 넘어섰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을 무작정 뒤로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출금리 인상을 늦추면 주택금융공사의 수익성은 그만큼 악화될 수밖에 없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17일 "시중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보금자리론 금리를 묶어둘 수는 없다"며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인상시기와 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눈치'가 보인다는 얘기다. 보금자리론 이용자 대부분이 서민인 데다 올 하반기에 전기료와 도시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자칫 공기업이 물가상승을 주도한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5일 주택연금 첫돌을 기념해 열린 간담회에서 박재환 부사장이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하겠다. 인상시기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한 데서도 이같은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 수장 자리가 4개월가량 공석이었던 점도 대출금리 인상시기와 폭을 결정하지 못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결국 대출금리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임주재 사장 내정자가 풀어야할 첫 과제가 됐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금리인상이 당장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손실은 있지만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당장 손을 쓰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출금리 인상보다 비용절감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남아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금융위원회도 명확한 사인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선뜻 금리인상을 용인하기도 어렵다. 금리인상 결정권은 공사가 쥐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사전 조율이 필수다.

한편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출시 이후 11번 조정됐다. 올해에는 지난 1월과 5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됐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확산된 지난 1월에는 1%포인트 인상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0.25%포인트 높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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