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더 마켓] 서브프라임 그후 1년

고진성 미 파인리지모기지뱅크 대표 | 2008.07.17 12:34
미국내 주택거품의 붕괴와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터진지 만 1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수백개에 달하는 중소 모기지회사들이 파산하고 유수의 대형 융자은행들마저도 하루아침에 몰락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리는 믿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파산상태에 직면한 베어스턴스(Bear Stearns)구제에 연방정부가 직접 나서더니 급기야 사태는 이제 모기지시장의 심장과도 같은 국책 모기지회사인 패니매(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모기지시장에 유동성(liquidity)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어 현재 미국의 총 주택모기지부채 12조달러중 절반에 해당하는 모기지채권을 보유하거나 보증하고 있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채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이른바 지급불능((Insolvency)의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까?
이들 국책모기지회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어 자산보다 부채가 오히려 더 많은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소식이 퍼지자 불과 일주일만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각각 55%, 70%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일종의 히스테리와 같은 패닉현상이 생기면서 금융시장의 동요는 일파만파로 확대되어졌던 것이다. 결국 주가폭락으로 상징되는 시장의 히스테리적인 반응이 채권시장으로 파급되어질 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발전될 것을 우려한 연방정부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하여 3000억달러에 달하는 연방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연방정부로써는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으로 판단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모기지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고 이들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거의 전세계의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 이들 모기지회사들중 하나만 파산하더라도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연방정부의 구제조치가 급한 불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금융위기의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금융관련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에서는 위험상황에 놓여 있는 융자은행들의 리스크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으며 이에 해당되는 은행들의 주가는 계속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가장 큰 저축은행인 워싱톤뮤츄얼(Washington Mutual)의 경우 주가는 1/3이상 폭락하였고 오하이오주(州)에서 가장 큰 은행인 내셔널시티(National City)의 경우 15%가 하락하였으며 엠엔티(M&T)뱅크의 경우 지난 월요일 하루동안 주가는 무려 15.6%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태는 주택시장의 계속되는 침체와 전반적인 경기약화에 따라 모기지연체가 더욱 급등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되어진다. 이는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은 주택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른 주택가격의 하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주택시장의 상황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금융위기의 상황은 좀체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동안 모기지연체와 이에 따른 주택압류를 최소화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들이 기울여지고 있으나 이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는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처럼 구제조치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감당할 수도 없는 주택을 무리하게 구입하였기 때문이다. 애당초부터 감당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경우 어떠한 구제조치가 효력을 발생할 수 있겠는가?


주택시장이 당면한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과다한 주택재고와 저조한 구매수요일 것이다. 이경우 주택재고와 구매수요는 서로 직접적인 연관되어 있는데 구매수요가 없는한 주택재고는 줄어들 수가 없으며 이는 주택가격의 하락를 부추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이에 따라 모기지연체와 주택압류는 계속 증가하게 되고 이는 또다시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도록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모기지융자의 가능성 그리고 이자율등 역시 구매수요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역시 간과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파죽지세로 번져가는 금융위기의 상황은 가뜩이나 어려운 모기지융자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융자은행들이 수익을 극대화시키려는 욕심보다는 생존을 위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 모기지융자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회복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그동안 모든 것이 원래의 자리로 부터 너무나 멀리 떠나온 것때문일까?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가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고통이 수반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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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 美파인리지모기지뱅크 대표는 세계 금융 중심 뉴욕에서 20여년간 현장 경험을 쌓은 금융및 채권 전문가입니다. 아이오와대(정치학)를 졸업하고 뉴욕의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대학원에서 정치경제학(MA)을 전공했습니다. 1997~2000년 외환위기 당시 외환은행 미주내 부실채권을 전담했으며 이후 카발로캐피탈(이스라엘계 프라이빗에퀴티펀드) 한국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04년 현 파인리지모기지뱅크(뉴저지 포트리 소재)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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