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절반의 성공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16 17:07

동전의 양면 봐야… 증시 복원력에도 관심둘 때

코스피지수가 장중 1488.75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10일 이후 나흘만에 또 다시 연저점을 새로 기록했다.
종가도 1507.40으로 이틀 연속 연저점이 경신됐다.

외국인은 434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9일 이후 28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매일 사상최장기간 순매도 기록을 세우고 있다.

프로그램 순매수가 4666억원에 달하면서 외인 주식 순매도분을 소화했지만 현·선물 베이시스를 이용한 매수차익거래는 방어적인 성격에 불과하다.
이날 투신권(자산운용사)이 194억원 순매수에 그친 것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투신권은 순매도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 6~7월 코스피 지수 추이.
은행과 건설업종은 이날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주식매수권청구권 조정안 발표로 지주사 전환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국민은행이 10% 가까운 폭락세를 연출했다.
이는 지난 8일의 -8.6%를 넘어서는 낙폭으로 지난 2001년 11월 상장이후 최대 낙폭 기록이 1주일만에 새로 수립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도 2% 넘게 하락했다. 미국 금융업종의 불똥이 한국 은행업종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GS건설은 이날도 4.3% 떨어지며 사흘간 무려 20.5%나 추락했다. 현대건설이 보합세를 보였지만 대우건설은 전날에 이어 7%대 급락세를 이어갔다. 현대산업도 3.2% 하락하며 사흘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은행과 건설의 몰락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대출과 분양에 문제가 커지면 증시 침체보다도 무서운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관계자들 대부분은 '주가 바닥을 모른다'는데 이견이 없다. PER(주가순익배율)이 9배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상으로는 더없이 매력적인 수준이고, 주식형펀드의 현금 보유비중도 10%에 이르면서 매수 여력이 충만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주식 매수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증시가 반등은커녕 틈만 나면 연저점이 경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극도의 신중한 접근이 틀린 말은 아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행진이 시작된 지난달 9일 이후 현재까지 5일 이평선이 10일 이평선을 하회하면서 내리 꽂고 있는 추세가 바뀌기 전까지는 바닥론이 형성되지 못한 채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로 전환하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하지만 현재 증시가 오로지 악재만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장세 반전 가능성도 열어 놓을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에만 민감한 주식시장 상황에서 전망치를 상회하는 경제지표가 발표될 경우 극도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일 수 있는 작은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다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시장은 아마도 대차거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한국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증시가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새로 경신했지만 사실 미정부의 증시 받치기 수준은 상상을 불허한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책이 발표된 뒤 공매도 금지조치까지 발동됐다는 것은 미정부 당국의 주가 살리기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현재 이러한 노력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지만 미정부가 증시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 궁극적으로는 주가를 띄우는 극단적인 처방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비록 추세가 하락으로 돌아섰다고 해도 일방적인 주가 급락은 제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이틀간 뉴욕증시가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저가매수 심리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급락세에 대한 반발만으로도 반등 강도가 커질 수 있는 일이다.

지주사 설립 무산 우려감으로 급락하고 있는 국민은행에도 마찬가지 시각이 적용될 수 있다. 주총까지 한달 남은 기간동안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방어조치가 취해진다면 급락 못지않은 급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주가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 레벨에서 주가 추가하락과 상승반전의 확률을 놓고 볼 때 일방적인 하락에만 베팅하는 것도 섣부른 결론일 지 모른다.

물이 절반 차 있는 컵에 대해 '반밖에 안 남았다'는 우려와 마찬가지로 '반이나 남았다'는 긍정적인 입장도 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며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호재와 악재는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1400대 중후반대의 마지막 지지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지만 1400대로 떨어진 뒤 또 다시 1500선을 회복한 증시 복원력에도 비중을 둘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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