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산관리는 人테크에서 출발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08.07.31 12:30

[머니위크]조관일 인터크연구소 대표 인터뷰

"사람만이 희망이다."

류시화 시인이 이처럼 외칠 때 똑같은 목소리를 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인테크’의 창시자인 인테크연구소 조관일 대표다. 목소리는 같지만 내용은 다르다. 조 대표의 주장은 시인과 달리 사람이 곧 돈이고 성공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춘천농대(현 강원대) 출신으로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80명의 유명 대학 출신 동기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본부장과 상무로 승진한 전력을 갖고 있다. 2005년에는 강원도 정무부지사까지 지냈다. 그가 학력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한 원동력은 바로 인테크 분야의 전문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농협에 재직하는 동안 20권의 책을 출판하겠다고 계획했고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서비스 현장에서 재직하면서 체계화된 서비스 도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라>를 썼고 농협중앙회 여성지도과로 발령을 받은 뒤에는 여성의 자기관리 도서인 <여자는 몰라요>를 내놨다.

조 대표가 이야기하는 <여자는 몰라요>는 마광수 교수의 <나는 야한여자가 좋다>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책이라고 자평한다.

◆대한민국이여, 뻔뻔해져라

그는 술수적 인간관계를 다룬 여타 처세서와는 다른 실무형 인테크 관련 저작활동을 줄곧 해왔다. 그가 느낀 인맥관리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목표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깊은 산속에서 혼자 집필을 하는 사람은 인맥관리가 필요 없지만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행동양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인테크의 최대 덕목은 ‘기브 앤 테이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말은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지만 주는 것이 먼저가 이뤄져야 감동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대부분 부고 사실을 접하면 어떻게 하면 둘러대고 안 갈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지만 인테크의 고수는 직접 찾아가 챙기는 것은 물론 조문객이 많지 않은 상갓집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셋째로 인테크는 ‘양보다 질’이다. 사람을 사귈 때 진솔하게 사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상대에 대한 진실성이 묻어나는 행동과 가치관이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대모사의 달인? 강의만 1000번 넘어

조 대표는 지금까지 청와대, 감사원, 대검찰청 등 1000회가 넘는 강의를 했다. 주로 사람을 마주할 때 어떤 자세로 만나야하며 어떻게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기억에 남는 강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강남 신사동의 한 룸싸롱에서 ‘아가씨’ 40명을 모시고 ‘손님 맞는 법’에 대해 강의한 적이 있다”고 웃으며 회상한다.

“술집 사장이 종업원들에게 ‘저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작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주관했는데 내 책에서 느낀 점이 있었나 봐요. 당시 단체손님이 찾는 큰 룸에서 ‘복식심리학’에 대해 강의했어요. 박사도 의사도 예비군복만 입히면 망가지듯이 아가씨들의 옷이 손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죠. 젊은 아가씨들의 눈빛에서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는 농협에서 과장 때부터 강의와 집필을 겸하면서 지금은 최하 100만원의 강의료를 받고 강의를 한다. 거리가 멀고 대상이 어떤 기업이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예외도 있단다.

“한번은 강원도 태백의 한 노인대학에 강의를 했다가 어르신들이 너무 열심히 들어서 식사라도 하라고 강의료를 두고 온 적이 있어요. 장애인단체 같은 곳은 강의료 받기가 미안해지더군요.”

학력 콤플렉스가 있던 조 대표가 1000회가 넘는 강의를 할 수 있는 바탕은 무엇일까.

“단군 성조가 천혜의 이 강토 위에 국기를 닦으신 지 반만년, 면면히 이어 온 역사와 전통 위에 이제 새 공화국을 바로 세우면서 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나의 신명을 조국과 민족 앞에 바칠 것을 맹세하면서 겨레가 쌓은 이 성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삼천만 동포들이여! 나는 오늘 영예로운 제3공화국의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조 대표가 목을 가다듬더니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3년 12월 취임사를 읊조린다. 눈을 감고 들으면 ‘박정희 대통령’이 환생한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똑같다. 그는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취임사도 줄줄이 외운다. 역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그것과도 일치한다. 성대모사의 달인이다.

그는 자신이 처음부터 괜찮은 말주변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달변가 수준의 말솜씨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혼자 뒷산에 올라 연설문을 외우며 꿈을 키워나갔다고 말했다.

◆나에게도 부동산(?)은 있다

평소 재테크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부동산이 있습니다. 자산가치가 줄어들 걱정이 없는 부동산이죠.” 그는 자신의 머리를 왼손 검지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이같이 말한다. 그는 자신의 머리가 곧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 않는 부동의 가치라는 주장이다.

그는 재테크라는 단어를 재산재(財)가 아니라 재능재(才)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능을 개발하는 것이 바로 재무 관리의 근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게 놔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장에서는 맡은 바 책임을 충실히 하는 한편 절대 개인적인 일은 하지 않았어요.”

그는 20권의 책을 출판하면서도 회사에서 승승장구한 까닭은 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이라고 털어놓는다.

“아직까지 골프를 쳐 본적이 없어요. 토요일 오후면(당시는 주6일 근무) 집으로 달려가 월요일 출근하기 전까지 집필에 매달렸기 때문이죠.”

그는 주위 동료들이 퇴직 후 생활에 대해 걱정할 시기에 사회에 나와 강의활동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이유는 회사와 개인의 일을 철저히 구분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당일에도 인터뷰가 끝나자 점심도 거른 채 강의일정을 위해 황급히 자리를 뜨는 조 대표의 뒷모습을 보면서 퇴임을 걱정하는 오륙도와 사오정이라는 세태풍자 단어가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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