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모두발언 침묵지킨 까닭은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7.16 15:58
- 예상 깨고 국무회의 모두발언 침묵, 취임 후 3번째 침묵
- 대통령 발언 언론 직접 노출 줄이고 회의 결과 정제해 발표키로


"제29회 국무회의를 시작합니다" 16일 오전 8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지켜보던 기자들은 허탈하게 회의장을 나와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일체의 언급 없이 곧바로 회의개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도발성 보도로 핫이슈가 된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북측을 향한 강한 의견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15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국무회의가 16일로 연기되고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기로 결정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침묵을 지켰고 "독도, 금강산 사건에 대한 국가적, 초당적 대응"으로 요약되는 국무회의 결과는 그로부터 약 3시간 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공식 발표를 통해 공개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의 모두발언 침묵과 대변인을 통한 발표는 사전에 의도된 결과다. 최근 대통령이 잇따른 구설에 휩싸인 것과 관련, 언론에 바로 노출되는 모두발언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논의 결과를 정제해 발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국론분열을 노리는 일본과 북한과 의도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는 등 민감한 표현을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이 공개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모두발언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가급적 모두발언 등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비롯한 각종 공식회의 모두발언에서 침묵을 지킨 것은 쇠고기 정국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달 3일과 청와대 인적쇄신 단행 후 첫 국무회의였던 지난달 24일 이후 이번이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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