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회장단 "최악상황은 면했다" 안도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7.16 15:50
'이건희 피고인 징역 3년에 벌금 1100억원. 벌금은 가납하고 형은 5년간 집행을 유예합니다"

1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을 비롯한 7명의 피고에 대한 선고 공판장은 입추의 여지 없이 방청객으로 가득 찼다. 예정시간보다 약 4분 정도 늦게 열린 이날 선고 공판장에는 특검 측 자리는 빈 채 이 전 회장을 포함한 7명의 피고인들이 긴장한 듯 앉아 재판부의 선고를 기다렸다.

재판장인 민병훈 판사가 이 전 회장에 대한 선고 이유를 읽고 주문을 선고하는 순간 방청석에서는 짧지만 강한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20명이 넘는 삼성의 회장단 및 사장단이 차지한 자리에서 최악의 상황인 법정 구속을 면하게 됐다는 안도의 한숨이었다.

왼쪽 방청석 5번째 줄에 앉아있던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방청석 오른쪽 옆자리에 있던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허벅지를 꽉 쥐었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안도였다. 최 사장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표정이 역력하면서도 긴장을 풀지 못했다.

이윤우 부회장의 앞쪽에 앉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도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민 판사가 선고 이유를 낭독하는 동안 이 전 회장은 민 판사 방향으로 약 15도 가량 몸을 돌려 유심히 재판부를 응시하고, 판사의 선고가 내려질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가볍게 쥔 채 자신 앞의 탁자를 짚고 선고를 기다렸다.

재판부의 선고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전혀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어진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전 전략기획실 부회장), 김인주 삼성전자 상담역(전 전략기획실 사장), 최광해 삼성전자 부사장, 현명관 전 삼성 비서실장, 류석렬 삼성카드 사장, 김홍기 전 삼성SDS 사장 등에 대한 선고도 이어졌다.


재판 시작 20분만에 선고가 끝난 후 이수빈 회장은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재판부가 퇴정한 후 이 전 회장은 이학수 고문으로부터 뭔가를 듣고 있었다. 매 재판 때마다 포토라인에 서서 어떤 얘기를 해야 할 지에 대해 숙의하는 모습인 듯했다.

이 전 회장은 재판이 끝나고 약 5분 후 법정 옆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국민 여러분께 심리를 끼쳐 죄송하다"며 "책임은 여전히 지겠다"고 말한 후 법원을 떠났다.

이에 앞서 삼성 사장단은 12시 30분경부터 서울중앙법원 2층 앞에서 약 20여명이 모여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걱정하며 서성거렸다.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 이윤우 부회장은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죠"라며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방청석에는 이수빈 회장을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이윤우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노인식 에스원 사장, 이석재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 박종우 삼성전자 DM 총괄 사장 삼성 관계사 사장단 이상 20여명이 방청했다. 이날 서초동은 이 전 회장이 출두할 때와 퇴정할 때 비바람이 세게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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