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고사격 1회, 조준사격 3회 주장"(상보)

강기택 기자, 기성훈 기자 | 2008.07.16 12:22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방북 결과 설명

"박씨가 비치호텔을 나선 시간은 당초 알려진 4시31분 보다 13분 빠른 시간이다" "초병이 금강산관광객 고 박왕자 씨에게 한 차례의 경고사격을 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조준사격을 했다고 북측으로부터 들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파악한 사고경위는 당초 북측이 밝힌 사고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사장은 지난 12일 금강산을 방문해 북측 사업 파트너인 명승지개발 관계자들과 세 차례 만나 진상조사 활동을 벌인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박씨가 묵었던 비치호텔의 CCTV를 판독해 본 결과 숙소를 나선 시간이 새벽 4시18분으로 당초 알려진 4시31분보다 13분 이른 시간임이 확인됐다. GPS 장치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CCTV에 설정된 시간이 12분 50초 빨랐던 것.

또 명승지개발측이 전달한 북한군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북측 초병이 박씨를 최초 목격한 시간은 새벽 4시50분경이었으며 위치는 해수욕장 경계 울타리로부터 약 800미터 떨어진 지점이었다.

당시 박씨는 빠른 걸음으로 기생바위 방향을 향하고 있었고 이른 새벽이었으므로 박씨를 목격한 초병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섯! 움직이면 쏜다'를 3회 반복했다는 것이 명승지측 설명이다.

박씨는 정지명령에 불응하고 오던 길을 황급히 되돌아 뛰어가기 시작했으며 사고자는 평지처럼 다져진 해안가를 이용해 달렸고, 북측 초병은 발이 빠지는 모래 사장 위로 추격하다 보니 초병과 사고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

북측은 이에 경고사격을 한 차례 했으나 박씨가 멈추지 않자 세발의 조준사격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으며 박씨가 두 발의 총에 맞아 사망한 지점은 경계선으로부터 약 300미터 떨어진 지점이고 시간은 새벽 4시55분에서 5시 사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북측이 현대측에 사고사실을 알려온 시간이 9시20분이었는데 명승지측은 사고자가 관광증은 물론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측에 통보가 늦어졌다는 해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아산은 박씨가 행방불명이라는 사실을 오전 7시40분에 발견했으며 전 호텔 객실과 장전항 전체 지역을 수색했으나 찾지 못하다가 9시20분에 북측의 명승지개발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9시40분에 현대아산 직원, 북측 군인, 명승지 종합개발 지도국 관계자 들이 동행해 현장에서 시신 수습을 마쳤고 금강산 사업소로 되돌아 온 시간 10시50분이었으며 11시에 본사에 사고 내용이 보고됐고 본사는 11시30분 유관기간에 알렸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사건 당일 최초 보고와 이번 방문기간에 파악한 사건 경위가 차이나는 것은 초동 보고가 정확한 현장 조사나 실측을 통해 이뤄진 게 아니라 북측 관계자 및 우리 직원들이 눈으로 대략 가늠한 결과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이 심각하기 때문에 아태(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측에 공동조사를 요청했으나 명승지개발측이 아태의 위임을 받아 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공동조사의 거부는 "아태의 입장으로 봐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이같은 북한군측 조사 내용을 명승지측의 요구로 체류를 하루 연장했던 지난 15일 오전 10시께에 들었다고 밝혔다. 명승지개발이 북한군이 조사한 문건을 읽어줬으며 윤 사장은 이를 토대로 사고경위를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북한군 경계구역 내의 현장조사를 못한 것에 대해 윤 사장은 "나중에 합동조사의 기회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합동조사가 이뤄지면 그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굳이 요청을 안 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북측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면서 관광객인 줄 알았으면 총을 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광객 신변 안전에 대한 제도적 물리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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