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1000도 내줬다…금융불안 지속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7.16 06:26

[뉴욕마감]유가 급락·공매도 제한에도 무력, 나스닥은 소폭 반등

다우지수가 종가기준 1만1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유가가 17년만의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매도 제한이라는 비상조치를 취했음에도 금융 불안 지속으로 인한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2.65포인트(0.84%) 떨어진 1만962.54를 기록, 2006년7월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종가기준1만1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전일대비 13.39포인트(1.09%) 내려간 1214.91을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2.84포인트(0.13%) 오른 2215.71로 마감, 소폭이나마 반등에 성공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증언에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을 동시에 경고한 점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FAO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브루스카는 버냉키 의장의 증언에 대해 "연준이 경기침체를 벗어날 구상을 갖고 있지 않은것 처럼 들린다"고 시장의 실망감을 설명했다.

무디스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재무건전성등급(FSR)을 하향 조정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도 지속됐다.

한때 200포인트 이상으로 하락폭이 커졌던 다우지수는 국제유가가 138달러 선으로 급락하고 SEC가 공매도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오후장 한때 다우지수가 플러스권으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대형 금융주로 확산된 '팔자'공세를 막아내진 못했다.

◇ 금융불안, '공매도 제한'도 못막아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AIG가 8.5% 급락하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역시 8.1% 내려앉는 등 금융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물론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프라이머리 딜러 주식에 대해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Naked Shortselling)'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사전에 주식 임차계약을 맺고 이를 밝힌 주식에 대한 숏셀링(대차거래)만이 허용된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의장은 긴급조치가 30일간 한시적으로 유지될 것이며 공매도 제한조치를 시장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C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과 금융시장 불안이 패니 프레디 리먼 등 악성 루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로 인해 증폭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장중 30% 이상 급락했던 패니매와 프레디맥 주식은 공매도 제한조치 발표 이후 하락폭이 축소되는 듯 했으나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날도 나란히 26%씩 급락했다.

메릴린치 4.6%, 모간 스탠리 2.4%, 골드만삭스 0.5% 등, 공매도 제한조치 대상이 된 프라이머리 딜러 회사들 역시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스프린트 인텔 등 기술주, M&A 실적 기반 상승

나스닥지수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이날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반도체 칩 메이커 인텔은 장중 1.1% 상승한채 마감했다.
장마감후 2분기 순이익이 16억달러(주당 2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86억8000만달러에서 94억7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인텔실적은 팩트셋 리서치 집계 순이익 예상치인 주당 22센트와 매출액 예상치 93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간후 거래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3위 통신회사 스프린트 넥스텔은 한국의 SK텔레콤이 인수하기 위해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CNBC 보도로 주가가 급등했다.
CNBC는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 두 회사가 합병을 논의중이며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스프린트가 SKT에 매각될 경우 한국기업에 의한 사상 최대 인수합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프린트 주가는 이날 오전중 하락세를 보였으나 SKT 인수설이 보도되면서 13.5% 급등하고 있다.

블루칩 가운데는 임금 및 배당금 삭감 등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GM이 모처럼 4.9% 상승했다.
세계 최대 보건의료 관련 기업 존슨 앤 존슨 역시 예상을 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 주가가 1.9% 올랐다.

◇ 유가 급락..항공주는 희색, 에너지주 약세

세계 경기 침체가 원유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17년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지며 배럴당 138달러 선으로 물러섰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6.44달러 (4.4%) 급락한 138.74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최근월물 가격 하락폭으로는 1991년 1월 이후 최대이다.
WTI는 장중 배럴당 9.26달러(6.3%)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은 이날 의회청문회에서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제 성장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했다.OPEC는 이날 발표한 월간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전년대비 하루 103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7만배럴 낮아진 것이다. 내년 수요 증가분 역시 하루 90만배럴로 기존 전망치보다 1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급락으로 엑슨 모빌과 셰브론 주가가 각각 4%씩 하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가 급락, 지수 하락 요인이 됐다.
반면 원가 부담이 줄어든 항공 관련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

유가가 17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지면서 달러화는 유로 대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면서 하락 압력도 크게 작용, 주요 통화대비 혼조세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오후 3시54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13센트(0.08%)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5895달러에 거래됐다.
달러가치는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의회증언을 통해 경기침체 우려를 표명하고 금융시장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는 점을 밝히면서 오전중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138달러선으로 내려가면서 대체자산인 달러 가치 상승압력으로 작용, 상승반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1.34엔(1.26%) 급락한 104.8엔을 기록했다. 장 초반 미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앤 캐리트레이딩 청산여건이 조성된데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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