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펀드, 왜 안팔리나

더벨 전병윤 기자 | 2008.07.16 07:42

세제혜택 시한 앞두고 투심 냉각..수익률 기대 이하

이 기사는 07월15일(15:2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활성화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던 고수익·고위험(하이일드)펀드의 성장이 사실상 멈췄다. 수익률이 기대 만큼 높지 않았던데다 분리과세 혜택이 내년말부터 사라지는것으로 잘못 알려져 투자열기도 시들해진 탓이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이일드펀드의 전체 수탁액은 7825억4300만원(6월말 기준)으로 연초대비 737억5900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투신운용을 제외하면 나머지 회사들은 정체 내지 순감소를 기록했다.

아이투신운용은 지난해말부터 30억원 단위의 사모펀드 형태로 하이일드펀드를 판매하면서 연초이후 수탁액이 877억6800만원 늘어났다. 반면 우리CS자산운용(-179억200만원), 하나UBS자산운용(-91억3600만원)은 연초이후 순감소했다. 하이일드펀드 시장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동양투신운용은 올해 434억3500만원 늘어났지만 5월 이후 순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거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이일드 펀드가 올들어 판매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저조한 수익률 때문이다.

채권형 하이일드펀드(공모형, 4일 기준)의 1년 평균 수익률은 4.92%.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밑도는 실망스러운 성과다. 혼합형 하이일드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4.34%로 오히려 채권형보다 뒤졌다. 당초 투기등급 채권('BB+'이하)을 펀드 자산의 10% 이상 편입하는 대신 세제혜택을 주고 수익률을 높이자는 취지를 무색케 하는 성과다.

'농협CA 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혼합40-1호'(혼합형)와 '동양 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2Y-2'(채권형)의 1년 수익률이 각각 10.38%, 5.34%를 기록하는 등 일부 펀드의 활약이 돋보이지만, 다른 펀드의 경우에는 손실을 보고 있기도 하다.


채권금리가 급등(채권가격이 하락)한데다 고수익채권 비중을 최소로 유지해 펀드를 운용하다 보니 이자수익도 '하이일드'라는 이름을 무색케 할 정도로 낮았기 때문이다.

분리과세 세제혜택 시한이 내년말까지라는 요인도 투자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06년말 'BB+'이하 채권을 전체 자산의 10% 이상 편입하고 국내 채권에 60% 이상 투자한 펀드에 대해서 펀드당 투자원금 1억원에 대해 저율과세(이자소득세 6.4%) 및 분리과세를 실시했다. 특히 연 금융소득 4000만원이 넘을 경우 고율의 종합소득세를 물지 않는 분리과세로 인해 거액자산가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하이일드펀드의 판매가 대부분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PB)을 통해 이뤄졌다.

실제로 아이투신운용은 은행 PB점을 통해 30억원 단위의 사모펀드로 판매해 올해들어서만 1000억원의 가까운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 펀드는 투자자 성향에 따라 채권 신용등급을 조절해주는 맞춤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펀드만기에 맞춰 채권의 듀레이션(평균 잔존만기)을 일치시킨 매칭형 상품이다.

하이일드펀드는 펀드당 1억원까지 세금 혜택을 받고 사모펀드의 경우 30인까지 투자자 모집이 허용된다는 점을 활용한 'PB 마케팅'이 적중한 것. 이런 상황에서 분리과세 혜택이 없어져 거액 자산가들에게 외면받게 되면 외형이 급격히 위축될 우려가 크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 PB점에서 세 종류의 하이일드펀드를 판매했는데 펀드당 1억원까지 분리과세를 받기 때문에 본인과 부인 명의로 각각 3억원씩 총 6억원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익률이 연 5% 중반을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세제혜택이 없어지면 굳이 이 펀드에 가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 PB 관계자는 "세제혜택 일몰시한이 내년말이므로 하루전에라도 가입하면 펀드 만기까지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세제혜택 시한을 내년까지로 오해하면서 문의도 줄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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