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박차고 '창업 出世'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8.07.16 12:21

[2030일과꿈]자기주도적 학습 매니지먼트 에듀플렉스


"대기업에 들어갈 자신이 없으니 사업한다고 나대는 것 아니냐?"

29살의 새파란 청년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누군가 이렇게 비꼬았다. 혹독한 취업준비 끝에 내로라하는 최고의 회사에 합격한 그는 맥킨지에 입사한 지 1년 뒤 사표를 던지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법을 일깨워주는 학습 매니지먼트 분야를 개척한 고승재(34·사진) 에듀플렉스(www.eduplex.net) 대표. 그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지난해 매출 26억 원을 달성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고 대표는 '과학고에 가면 출세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믿고 열심히 공부했을 만큼 모범생이었다. "그때는 공부의 본질을 몰랐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1년 동안 매일 4시간씩 자고 공부만 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끝에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에 진학한 그는 사업에 대해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 "'빌 게이츠도 대학을 중퇴했으니 공부를 계속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할 무렵인 2000년에 친구 세 명과 웹에이전시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IT거품이 터지면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그는 엘리트 샐러리맨 코스를 밟는 듯 했다. 그렇지만 사업을 향한 열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직장생활에 안주하다가는 창업자로 성공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해서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아이템을 구상했어요."


그는 대학생 때 과외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개념 교육사업을 떠올렸다. "대학생 때 과외를 해보니 공부할 마음의 자세가 안된 학생들은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럴 때면 책을 다 치우고 '인생공부 하자'고 달래서 마음을 다잡아주고 공부하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수학을 가르쳤지만 다른 과목의 공부법도 상담해줬어요."

그는 "그때부터 이미 학습 매니지먼트 사업을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일깨워줘서 스스로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면 학부모랑 싸워서 과외를 줄이도록 했지요."

그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주고 학습계획을 짜주는 방식을 그대로 옮겨 2004년 에듀플렉스를 설립했다. 이 시스템은 주입식 교육에 물든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창업 4년 만에 현재 전국 5개 직영점과 60여 개의 프랜차이즈 지점을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국내 지점을 500개까지 확장시켜야지요. 앞으로 일본의 학습매니지먼트 회사와도 합작해서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