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아니라 질병사?…합참 보고 파문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7.14 09:51
금강산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씨의 사인이 사건 초기 '질병사'로 청와대에 보고돼 정부의 판단에 혼선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잘못된 보고를 청와대에 올린 합동참모본부가 사실 확인 후 정정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자유선진당에 따르면 이성호 합참 작전부장은 일요일인 13일 오후 여의도 선진당사를 방문, 당 금강산특위 위원들을 만났다.

이 작전부장은 "지난 11일 오전 11시45분께 청와대에서 합참으로 확인 전화가 왔다"며 "당시 합참 내 담당 장교가 강원도 남북출입사무소(CIQ)에 확인한 결과 질병사인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청와대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합참에서 상황파악을 위해 CIQ에 있는 동해선 군사상황실로 전화를 걸었고 CIQ 근무자가 "아마 질병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 이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 작전부장은 "당시 CIQ 근무자는 남방한계선 통문을 열라는 긴급상황이 통보되자 아무 것도 모른 채 과거에 발생한 사례를 떠올려 답변한 것 같다"며 "일주일에 2~3건의 안전 및 응급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아마도 질병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추가 확인을 거쳐 5분 뒤엔 숨진 박씨가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합참은 청와대에 정정보고를 하지 않았다.

이 작전부장은 "국방부로부터 관련 사실(총격 사망)을 통보 받았다"면서 "이런 사실을 당연히 위(청와대)에서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정정보고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에서 여러 차례 전화가 걸려 와 누구한테서 걸려온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건 초기 정확한 정보가 절실했던 청와대로선 합참과 국방부의 서로 다른 보고에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기 판단에 혼선을 빚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참이 잘못된 보고를 올린 뒤 정정보고를 하지 않은 경위와 당시 상황이 금강산 피격사건의 또다른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청와대의 허술한 정보체계와 위기관리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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