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원점으로 회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14 08:01

美증시 회복불능시 1500선 하회에도 대비

국제유가(WTI)가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147.27달러(+3.97%)까지 치솟았다. 난방유과 천연가스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모기지 문제는 해결은커녕 악화일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주가가 장중 50%나 폭락했다.
비록 낙폭을 만회했어도 최근 사흘간 패니매(-13.1% → -13.8% → -22.4%)와 프레디맥(-23.8% → -22.0% → -3.1%)의 주가를 보면 구제금융이 불가피함을 알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도 다르지 않다. 사흘 연속 10% 이상의 급락세(-11.4% → -12.4% → -16.8%)를 보이는 가운데 낙폭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3월17일 JP모간으로 베어스턴스를 인수합병시킨 게 금융기관 파산의 끝이 아닐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촉발로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신용위기가 불거지고 고유가 등으로 인플레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실적이 악화되는 등의 악순환의 고리가 원점부터 하나도 풀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미국 6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20.5% 급등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채 3개월물 수익률은 하락하는 반면 2년물 및 10년물 수익률은 급등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주가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거나 경기활성화의 표상으로 인식되던 수익률커브 확대가 이젠 인플레에 대한 경계지표가 되고 있다.
미달러는 약세를 재개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06엔선으로 하락했고 유로화는 1.59달러선을 넘었다. 달러인덱스도 지지선인 72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국유화나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고 보면 설사 이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시장의 신뢰를 잃은 이상 나락으로 내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지난 3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던 베어스턴스가 3일만에 파산한 것을 경험한터라 미국 모기지 업체들의 위기 상황도 급속하게 전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지수 급변동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주가가 상승하면서 형성된 저점 통과 인식이 주말장 미증시 하락 전환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현재 투신권의 성장형 펀드내 현금 비중이 8%대로 5조6000억원의 현금동원이 가능한 상태고 연기금의 자금 투입으로 수급공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1500선을 바닥으로 설정하는 시각(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있지만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행진이 멈추지 않는다면 기관의 소극적인 매수세마저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

단기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이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경기둔화와 물가상승, 여기게 하반기 기업실적 하향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코스피시장의 저평가 매력에 대한 의구심이 부상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12개월 예상 P/E(주가/순익)가 코스피 1550선에서 9.8배로 최근 2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사태가 악화될 수 있는 상태에서 P/E 수치만으로 주가가 싸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해 밸류에이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지료로 'Rule of 20' 방법 활용을 언급했다.
Rule of 20은 P/E와 물가상승률의 합이 20을 넘으면 주가가 비싸다는 의미며 반대로 2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의미로써 1970년대 오일쇼크 기간과 1990년대 후반 IT버블 국면에서 주가의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데 자주 사용했던 방식이다.

이를 근거로 각국별 증시 밸류에이션을 측정할 경우 인도, 중국, 홍콩은 최근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가치 측면에서 싸지 않으며, 원자재 생산국으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러시아와 브라질은 오히려 코스피시장보다 Rule of 20 기준에서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한국, 일본, 대만은 경쟁력 있는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오파트장은 코스피증시가 밸류에이션 우위를 확보하고 있더라도 하반기 이익전망이 하향 조정될 경우 동일한 주가에서조차 밸류에이션 배수가 올라갈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저평가 시장이 하루아침에 고평가 시장으로 180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즉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밸류에이션을 비교할 때 코스피시장이 대표적인 저평가 시장으로써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만 완화되면 주가 반등 탄력이 의외로 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익전망의 시계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시장이 반등 이후 기간조정에 돌입할 수 있는데 2분기 실적발표 이후 하반기 이익전망이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주엔 미국의 물가지표(15일 PPI, 16일 CPI)와 공개시장회의(FOMC) 의사록이 발표된다. 주택착공 등 건설관련 지표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메릴린치, 씨티, 뱅크오브어메리카 등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도 함께 나온다.

자산규모가 32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2위의 독립 모기지업체인 인디맥 뱅코프가 문을 닫고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재 증시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무엇일지 상상이 쉽지 않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0일 장초반 일시적으로 1495.44까지 밀린 뒤 반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종가기준으로 1500선을 밑돌고 지난 2003년 저점(512.30)부터 지난해 11월 고점(2085.45)까지 상승폭의 38.2% 되돌림 레벨인 1484.51이 무너질 경우에 대비하는 자세도 함께 갖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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