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기둥뽑기'식 퍼주기 타결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7.14 09:00

큰 폭 적자 불구 상여금 인상·성과급 지급키로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노사협상에서 사측이 내걸었던 구조조정은 철회하고 상여금과 성과급까지 내주는 '기둥 뽑기'식 협상을 타결했다.

14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에 임금을 3% 인상하고 설 명절 상여금도 50% 높여주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또 올해 성과금은 250만원, 생산장려금조로 7월 상여금 기준으로 50%를 현금 지급키로 했다.

회사는 다만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생산량을 10%, 3% 향상시키기로 하는 조건으로 이같은 협상안을 받아들였다지만 시장에선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조수홍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기업의 구조조정이란 회사가 극단적인 상황이 되지 않으면 잘 실현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문을 닫고 당장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몰리지 않으면 집단이기주의를 버리지 않는 행태를 금호타이어 노조가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는 2004년만 해도 순이익 1000억원을 낼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지만 점차 수익성이 금감해 지난해 236억원의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올 1분기 이미 315억원의 손실로 지난해 전체 손실을 크게 넘어섰다.

원자재값 상승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기본급 13만4690원 인상과 정기상여금 50% 인상, 지난해분 성과급 추가 지급을 요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선두업체인 한국타이어에 비해 금호타이어는 직원 1인당 매출로 본 생산성은 18.4% 낮은 반면 평균 임금은 무려 35.5% 많다.

금호타이어는 노사협상에서 노조의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급 등은 줄 수 없으며 광주공장 근로자 4000여명 가운데 431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조 파업 으름장에 굴복, 구조조정 없이 상여금, 성과급까지 퍼주고 말았다.

조수홍 애널리스트는 "올해 금호타이어 노사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회사측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구조조정안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였다"며 "수익성을 턴어라운드 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계획했지만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구조조정 실패 등으로 주가가 빠져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미 주가에 모든 게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실적 악화와 노조 이기주의에 시장 불신이 커져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 지난 10일에는 7490원으로 최근 3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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