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에어컨보다 부채가 더 익숙해요"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07.13 13:47

"에너지 기업이니 에너지 절약 중요성 알아"..고강도 대책 시행

"왜 이렇게 덥냐. 이래서 직원들이 일은 할 수 있겠나."

배호준 한국석유공사 대리는 요즘 회사를 방문한 거래업체 관계자들한테서 이같은 항의 아닌 항의를 자주 받는다. 건물 내부 온도계가 항상 27~28℃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2달 전부터 이같은 냉방온도 상한제를 적용한 탓에 직원들은 에어컨보다 선풍기와 부채 바람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석유 수급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석유공사는 치솟는 국제유가를 가장 먼저 맞닥뜨리기 때문에 어느 기업보다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절약 대책 또한 전 직원의 동의를 얻어 강도높게 시행하고 있다.

우선 기존에 자발적으로 시행하던 승용차 홀짝제를 지난 9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시행했다. 홀짝제를 어긴 임직원 차량은 회사 입구에서 예외 없이 돌려보낸다.
↑지난 9일 승용차 홀짝제에 들어간 한국석유공사의 주차장에 홀짝제를 준수한 차량이 주차돼 있다.

동시에 관용차 대수는 8대에서 4대로 50% 줄였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30% 감축인데 자발적으로 20%포인트 더 줄인 것. 아울러 업무용 차량 중 경차 대수는 기존 2대에서 4대로 100% 늘렸다.


본사 건물 엘리베이터는 4대 가운데 2대를 정지시켰다. 나머지 2대도 4층까지는 서지 않고 5~11층만 운행한다.

또 점심시간에 사무실 조명을 모두 끄고 본사 가로등을 최소한도로만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대기전력 차단용 멀티탭을 구입해 사용하는 사소한 부분까지 에너지가 새어 나갈 틈을 원천 봉쇄해 올 한해 총 15억원의 예산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사의 특성상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가장 절실하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는 석유를 도입하는 회사이기는 하지만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회사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석유공사는 내년부터 전국의 9개 석유 비축기지 옥상에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해 자체 소비 전력의 30%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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