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또 시련… 경협 최대위기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8.07.13 16:56

금강산관광 잠정 중단, 현대아산 남북경협사업 최대 위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또 하나의 시련에 봉착했다. 북한군에 의한 관광객 피살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가 불거지면서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현 회장은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오랜 과제였던 개성관광 문제를 해결한 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성관광 사업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백두산 직항로 관광도 가시화시키는 등 남북경협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올 상반기에 당초 목표보다 20% 가량 많은 19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호황을 누려왔다. 현대아산은 하반기에는 비로봉 관광상품 출시 등을 통해 금강산관광을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관광객 총격 피살이라는 돌발변수로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장기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시켰고 북한이 진상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재개여부와 시기는 불투명해졌다.

이로 인해 현대아산은 당장 하루 3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됐다. 7월 들어 하루 평균 1000여명 이상이 금강산을 찾았으므로 1인당 평균 관광비용을 30만원으로 잡을 경우 7~9월까지 3개월 동안 300억원 이상의 직접적인 매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00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아산은 금강산과 개성 등 관광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45%를 올려 왔으며 특히 관광사업 중 금강산 관광비중이 70% 정도여서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현재 개성관광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칫 진상규명 등의 문제를 놓고 남북간의 경색국면이 심화될 경우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사업이 존폐 기로에 처하면서 구조조정까지 경험했던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현대아산이 단순한 일개 기업이 아니라 사실상 남북경협 그 자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은 현대그룹 차원을 넘어 남북경협의 타격을 의미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취임 5주년을 맞아 그룹의 도약을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남북경협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뜻하지 않은 사고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아산이나 그룹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답답하다"며 "사업적인 측면보다는 사명감 차원에서 어렵게 끌어 온 사업이니만큼 가능한 빨리 좋은 쪽으로 결말이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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