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일지매 세금' 나가신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7.11 12:07
고유가로 수익이 늘어난 기업에 추가로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로빈후드세(稅)' 적용 국가가 늘고 있다.

'로빈후드'는 말그대로 의적(義賊)의 대명사로 고유가의 혜택을 보는 일부 에너지기업의 추가 이득 분을 회수해 고통 받는 실물 경제 회복에 쓰는 세금을 통칭한다. 우리식으로 바꾸면 '일지매' 또는 '홍길동 세(稅)'로 불릴만 하다.

이를 가장 먼저 추진한 이탈리아에 이어 포르투갈이 로빈후드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주의 성향이 다분한 유럽에서는 그렇다 손치더라도 미국에서 조차 '로빈후드 세'는 오르내린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석유회사들에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 포르투갈, 이탈리아 '로빈후드세' 매긴다 = 포르투갈 정부는 에너지 기업에 초과 이득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재정담당 각료인 카를로스 로보는 "에너지 기업에 25%의 세금을 부과키로 했다"며 "수익이 아닌 자산에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둬진 세금은 복지 프로그램에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 초과이득세 부과는 사회당이 중도 집권당으로 있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도 로빈후드세를 부과키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에너지 기업에 33%의 초과 이득세를 부과키로 하고 곧 실행할 예정이다. 석유회사들은 최근 급등한 유가를 기준으로 자산을 재평가해 차액만큼 초과 세금을 내야 한다.

쥴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가 로빈후드세를 철회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트레몬티 장관은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에서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기술적인 문제가 수정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 버락 오바마 미 민주당 대선후보
◇ 美 로빈후드는 오바마 = 미국에서 '로빈후드세'를 이끄는 의적은 오바마 후보다. 그는 휘발유 가격이 갤론당 4달러를 넘어서자 "석유회사의 초과 이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섰다.

지난달 오바마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인들이 고유가 전쟁을 치를 동안 매케인 (공화당)후보는 엑손모빌에 12억 달러 세금을 우대해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4월에도 민주당은 로빈후드세를 추진했다. 상원내 민주당 의원들은 석유회사 수입에 50%의 과세하는 법안을 제출키로 했다. 법안에는 석유업계에 대한 세제혜택을 폐지하고 정부에 내는 시추권 로열티를 인상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미 하원에서도 지난해 1월 석유업계 보조금을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 한국도 '일지매세' 생길까 = 유가 급등에 시달리는 한국도 일부 기업에 초과이득세를 거두는 '일지매세' 방안이 추진될 수 있을까.

정부 관계자는 세제 추진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특정사업에 초과이득세를 부과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현재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며 "이탈리아에서 추진중인 초과이득세 부과 방안도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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