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예측 로또보다 어렵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7.11 08:57

9불 하락→5불 급등…80불~250불 폭넓은 전망 비야냥도

"이틀동안 9달러나 빠졌다 다시 5달러 이상 급등한다?"

최근 원유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황이다. 유가의 변동성이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는 증거다. 물론 이는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다. 이미 유가는 하루 10달러 급등한 적도 있을 정도로 예측을 불허한다.

원유 시장 투자자들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슈가 터져나오면 너무나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 방향성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엉터리 유가예측 "나도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의 유가 예측도 너무나 다양하다. 그것도 최저 80달러(메릴린치)에서부터 250달러(가즈프롬)까지 범위가 너무나 광범위하다. 이 같은 전망은 하느니 만도 못하다는 얘기가 시장에 파다하다.

지난달 메릴린치가 향후 12~18개월 사이 유가가 80달러에서 150달러대에서 움직일 것이란 폭넓은 전망(?)을 제시하자 우스갯소리로 "나도 이 정도 예측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만큼 아무도 유가 향방을 모른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날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나이지리아, 이란 등 국제정치적 변동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란은 두번째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며 우려를 키웠다.

이란 공습 의사를 밝힌 이스라엘에 충분히 닿을 수 있을 정도의 미사일이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반군단체인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도 휴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악재들이 전해지며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8월인도분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5.6달러(4.1%) 상승한 141.65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3일 기록한 사상최고치 145.85달러에는 아직 소폭 못미친다.

◇ 수급으로는 절대 설명 못하는 유가 변동

이 같은 유가 변동은 수급으로는 절대 설명할 수 없다. 한마디로 시장 상황에 따라 투기가 판을 치고 있다는 설명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최근 투기가 아닌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 요인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주장이 늘고 있다.

그러나 수급 뿐만이라면 유가는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는게 정석이다.

이날 급등은 반발 매수세가 시장에 유입된 요인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시황을 주도하는 것은 투기와 시장 패닉이라는 얘기다.

아담 시멘스키 도이치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극도로 불안하다"면서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투자자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터부시&어소시에이츠의 사장인 제임스 리터부시는 "궁극적으로 지정학적 위험때문에 유가가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와 이란이 유가를 사상최고치로 보내는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제 유가 100달러는 하한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이후 유가 200달러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여름이 가기전 유가 150달러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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