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금요일 상승의 의미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11 08:29

모기지사태 재점화로 미증시 불안감 재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0.7%선, 나스닥은 1% 넘게 상승했다.

국제유가(WTI)가 다시 급등하고 모기지 관련 우려감이 증폭됐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3시를 넘어 상승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다우와 S&P500 지수가 전날 낙폭의 1/3 정도를 만회한 데 불과하고 연저점 재붕괴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수 있기 때문에 의미 부여가 쉽지 않다.

WTI는 이란의 두번째 미사일 시험발사와 나이지리아 사태로 4.1%나 급등하며 배럴당 140달러선을 다시 넘었다. CRB상품지수도 2% 넘게 상승했다.

주초 이틀간 급락세를 보인 게 하락의 끝이 되고 또 다시 상승세를 펼친다면 WTI 와 CRB의 추세반전을 함부로 언급하기 어려워진다.
그럴 경우 글로벌 인플레 문제가 진정되기 어렵고 증시 전반에 대한 기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파산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이틀째 급락했다.

폴슨 미 재무장관이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에서 규제강화가 금융시스템을 충격에 잘 견디게 하기 위함이지 거대 금융기관의 파산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모기지 업체에 대한 우려감이 재점화됐다.

최근 나흘간 패니매(-16.2% → +11.9% → -13.1% → -13.8%)와 프레디맥(-17.9% → +13.0% → -23.8% → -22.0%)의 주가 동향을 보면 이들 모기지 업체의 상황이 얼마나 긴박한 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6월에도 차압 절차를 받고 있는 주택이 25만2000채로 전년대비 52% 급증하면서 주택시장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마불사 불가론'이 힘을 얻을 경우 미국 모기지 시장이 다시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

모기지 불똥은 월가의 대형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로 번지면서 전날에 이어 또 다시 10%가 넘는 주가 급락세가 야기됐다.
리먼브러더스는 모기지채권 발행규모가 1위인 투자은행으로서 재무 건정성과 유동성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제2의 베어스턴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일 모기지 사태와 관련해서 또 다시 파산하고 인수합병되는 금융기관이 등장할 경우 일단락된 것으로 봤던 신용경색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경우 주가 하락세가 막바지에 도달했고 곧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2차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알루미늄 생산 축소 계획을 발표하면서 2분기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알코아가 9.7% 급등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GM)가 6.2% 급락하면서 1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고 월마트와 코스트코가 사상최고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전날 미증시의 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미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S&P500 변동성지수(VIX)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는 점에 비추어 불안감이 잠재된 상태로 보인다.

이렇듯 미국 시장에 대한 평가가 혼란스럽기 때문에 이날 코스피증시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할 수 있다.
1500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40p 넘는 반전을 이룬 점은 단기 바닥확인 가능성을 높이지만 주말장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일단 증권사 애널의 전망은 긍정적인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수 60일 이격도가 85.7로 지난 2001년 이후 경험적 바닥권 수준까지 하락함에 따라 가격메리트가 발생하고 있고 △현재 PER가 9.6배로 2006년 9월의 9.3배 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등 밸류에이션 지표가 매력을 더해주고 있으며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12개월 예상 EPS 증감률의 절대수준과 이익수정비율 등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면서 증시 반등을 위한 3박자가 갖춰진 상태로 진단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펀드 중 적립식 비중이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5월말 기준 50%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주가 하락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코스트에버리지(Cost Average)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이면서 장기적인 주식매수 수요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펀드런'의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수가 급락하는 동안 대차거래를 통해 수급 부담을 받아왔던 종목들이 지수 안정시 대차거래 정리를 위한 숏커버링의 촉발로 상승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변수로 지목했다.

5월말 이후 코스피지수가 금요일에 뚜렷한 성적을 낸 적이 없다. 미증시와 유가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내고 주말장에서조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음주를 맞는다면 단기적이나마 상승세는 가능하다.
1560p를 넘으면 차트상으로도 단기 방향전환이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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