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M&A 호재, 금융불안·유가 극복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7.11 06:00

다우케미컬 합병, 패니·프레디·리먼 악재 희석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과 유가 급반등을 딛고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지켜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81.58포인트(0.73%) 상승한 1만1229.0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8.71포인트(0.70%) 오른 1253.3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22.96포인트(1.03%) 오른 2257.85로 장을 마쳤다.

다우케미컬의 기업 인수와 월마트 실적 호조가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저가매수 세력이 가세하면서 한때 다우지수는 100포인트 이상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자본 확충 우려와 구제금융 가능성이 부각되고 리먼 브러더스의 위기설이 재부상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 장마감을 앞두고 한때 마이너스 권으로 내려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2분기 어닝시즌을 알린 알코아가 반등을 주도하고 다우케미컬이 촉발시킨 M&A 기대감이 시장을 지탱하면서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마감하는데 성공했다.

◇ 다우-알코아, 반등 공신, 에너지주 강세

미 최대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이 롬앤하스를 188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어줬다.
전문가들은 다우가 사업 구조 다양화를 위해 롬앤하스를 인수한 것으로 평가했다.
인수 가격은 전일 롬앤하스 종가에 74%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으로 롬앤하스 주주들은 주당 78달러의 현금을 받게 된다.
이번 인수에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도 30억달러를 투자했고 쿠웨이트투자청(KIA)도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인수 자금 부담으로 다우케미컬은 4.2%5% 하락한 반면, 롬앤하스는 64.2% 폭등했다.

알코아 역시 제품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전 기대로 9.7% 급등하며 시장을 지탱했다. 왓츠 트레이딩의 옵션 투자전략가 프레데릭 러피는 " 차이나 알루미늄(ACC)과 19개 회사들이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협의했다는 소식이 알코아 급등세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S&P500 업종 지수 중 에너지 업종이 3.1% 급등, 상승세의 선두에 섰다.

◇ 유통업체 실적 혼조..세금 환급 효과 제한적

경기 부양을 위한 미 정부의 세금 환급 효과가 생필품 매장과 할인점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주가도 엇갈렸다.
국제 쇼핑센터 위원회(ICSC)에 따르면 미 소매업체들의 지난달 동일점포 매출은 4.3% 증가, 전문가들의 예상치(2∼3%)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6월 동일점포 매출이 5.8% 증가 , 톰슨 파이낸셜 집계 예상치 3.8%를 넘어섰다. 그러나 월마트 주가는 0.8% 내려섰다.
BJ와 코스트코는 각각 14.5%, 9% 증가, 모두 애널리스트의 전망치를 훨씬 넘어섰다.

그러나 백화점들의 경우 J.C페니가 2.4% 감소,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했고, 노르드스톰 역시 매출이 18.6% 급감하면서 주가가 각각 10.1%, 8.7% 급락했다.

월마트를 제외할 경우 소매업체들의 매출 증가율은 1.9%에 그쳐 지난 2월 이후 평균 증가율 1.1%를 소폭 웃도는데 그쳤다.

◇ 패니매-프레디맥, 리먼 불안감 확산

전날에 이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시장 급락을 주도했고,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불안감도 급부상했다.


윌리엄 풀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대공황 이후 최악의 주택 시장 조정을 방어할 만한 자금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게는 없기 때문에 정부가 구제 금융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12조 달러 가운데 6조 달러에 대해 대출을 해주거나 지급보증했다.

이날 상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차 참석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

패니매는 전날 13.11% 급락한데 이어 이날 거래에서 13.8% 떨어져 주가는 불과 한달 만에 50% 이상 폭락했다.
프레디맥도 전날 23.77% 폭락에 이어 이날도 22.9% 급락, 주당 8달러로 곤두박질쳤다. 두 회사 주가는 모두 17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Too big to fail',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없다는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은 리먼 브러더스의 위기설로 이어졌다.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 증언에서 "우리는 금융시스템이 앞으로 있을 충격에 더 잘 견디게 하는 것 뿐 아니라,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게 만드는 시스템 불안 상황의 범위를 줄임으로써 도덕적 해이와 '대마불사'인식을 줄이는데 있다"고 말했다.

모기지 채권 발행 규모 1위인 리먼 브러더스는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가운데 가장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이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의 최고 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는 CNBC에 출연, 리먼과의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헤지펀드인 SAC캐피털 역시 리먼과 정상적으로 거래중이라는 성명을 발표, 하락폭이 축소되긴 했지만 주가는 12% 내려앉았다.

◇ 유가, 다시 140달러 선으로...달러는 혼조

이란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40달러 위로 올라섰다.

10일(현지시간)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5.6달러(4.1%) 상승한 141.65달러로 마감했다.
WTI 상승폭은 장중 2달러선에 머물렀으나 장 마감 직전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나이지리아 반군인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은 지난달 19일이후 2주간 한시적으로 이뤄진 휴전을 12일 밤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란이 두번째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산유국들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커졌다.
올해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국제 에너지기구(IEA)의 발표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 금융시장 불안감으로 달러화는 유로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4시 2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4센트(0.25%)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5782달러에 거래됐다.

영란은행이 금리를 동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파운드 환율은 0.29% 하락(파운드화 약세)했다.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 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앤케리 트레이딩 요인으로 작용, 엔/달러 환율은 0.29엔(0.27%) 오른 107.05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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