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檢수사' 박중원사임 왜 숨겼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08.07.10 18:10
-6일만에 박중원씨 사임 언론공개
-"등기임원 사임은 공시대상 아니다"
-상장사 기업정보 투명성 저해 논란

성지건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중원 부사장의 사임 사실을 1주일 가까이 숨겨 빈축을 사고 있다. 상장사 임에도 주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지건설은 주가조작·횡령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 부사장이 지난 4일 사임했다고 10일 밝혔다. 6일 동안이나 주요 임원의 변경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그가 '보통 임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3월 선임된 박 부사장은 최대주주인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회사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박 전 회장은 장남 경원씨(성지건설 부회장)와 중원씨의 두산산업개발 재직 당시 경력을 활용키 위해 성지건설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인수 이후 사실상 '삼위일체' 시스템으로 이 회사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회사가 이같은 경영상 주요 사항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투명 경영 의지가 의심 받고 있다.

지난 8일 박 부사장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에도 성지건설은 언론사에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본사 압수수색설'을 부인하는 적극성을 보였지만, 박 부사장의 사임 사실은 함구했다.


성지건설은 금융감독원에 공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 부사장은 등기임원이라 관련 사실을 공시 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아예 알리지 않으려다가 상황이 악화돼 오늘 언론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까진 '눈치 보기'를 하다가 지난 8일 압수수색 등으로 성지건설 주가가 12% 급락하는 등 악영향이 미치자 그제서야 언론을 통해 '연결고리 끊기'를 시도한 것.

성지건설 관계자는 "검찰 내사 사실은 알았어도 압수수색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투자자들이 섭섭할 수 있겠지만 회사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태가 커지지 않았다면 회사가 사표를 반려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성지건설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박 부사장 관련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성지건설의 주가는 5일만에 반등해 전날대비 4.25% 오른 1만595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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