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 회장 "모든 것이 내 책임…"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08.07.10 17:24

이학수 고문 "이 회장 눈물에 마음 미어져"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민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그동안 삼성특검의 수사와 재판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는 말로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이 전 회장은 "삼성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도 많았고 꾸짖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앞만 보고 멀리 보고 해외 기업과 경쟁하는 것만 신경 쓰느라 제 주변의 문제를 소홀히 했고, 우리 사회와 대화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위야 어찌됐던 회사 주식이 자식에 넘어간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게 된 것은 내 잘못이 크다"며 "차명주식에 대해 세금 제대로 내지 못한 부분도 반성한다. 범죄문제도 이번에 전부 고쳐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법적 도의적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밑에 사람들은 모두 선처해 달라"며 "나라 경제가 어렵다. 정성과 혼을 다 바쳐 일하는 삼성 임직원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은 "모든 것은 지난 10년 비서실장으로 제대로 보필을 못한 제 책임이다. 이 회장님이 지난 재판에서 재판장님 질문에 답하다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저도 마음이 미어졌다"고 말하며 순간 목이 메이기도 했다.

이 고문은 "이건희 회장님은 건강이 정말 안 좋다. 특검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쇄신안을 준비했고 직책을 내놓고 하는 것으로 정말 고민을 많이 하셔 몸과 마음에 충격이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문은 "이번 재판 중에도 폐에 물이 차서 여러 차례 입원했다"며 "항암치료를 받은 후 완치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태는 좋지 않다. 재판받으러 나오시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건희 회장이 없었다면 세계 일류기업 삼성이 없었을 것"이라며 "회장님은 다 버리시고 삼성을 살렸고, 매우 건강이 좋지 않다. 회장님께 선처를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며 최후 진술을 마쳤다.

현명관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은 "이 전 회장님 비서실장이었던 사람으로 이런 일을 겪게 돼 회한이 많다"며 "좀 더 챙기고 고민해서 처리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전 비서실장은 이어 "삼성을 아껴주시는 많은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고 국가경제에 걱정을 끼친 것 같아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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